한국 월드컵 대표팀의 16강 신화를 계기로 패션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업계는 당초 여름은 흰색과 초록, 파랑 등이 중심이며 붉은색 열기는 월드컵 폐막과 동시에 식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레드(Red) 마케팅을 주저해 왔으나 한국팀의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여성복 전문회사 신원은 `붉은악마'의 응원복에서 시작된붉은색 물결이 올여름 패션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자체 분석에 따라 레드계열 물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여름용 원피스와 핸드백 등 패션 액세서리의 레드계열 상품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월드컵 이후 이어지는 여름휴가철을 겨냥한 상품의 디자인과 기획에서도 이같은 레드열풍을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신원 디자인실 관계자는 "스포티즘 속의 레드 컬러는 체력, 건강, 생명력, 열정,외향적, 적극적, 행동적 등의 이미지를 갖는다"면서 "올 여름엔 얼마만큼 레드컬러를 활용하는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캐주얼 및 스포츠의류 업체인 FnC코오롱도 월드컵대표팀 유니폼과 붉은악마 응원복에서 시작된 레드열풍이 일반의류 쪽으로도 이어질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여름철 마케팅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레드계열은 여름시즌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일반적인 패션상식에만 의존할 수는없는 상황. FnC코오롱 마케팅 담당자는 "붉은악마 티셔츠의 경우 이미 어느정도 팔릴만큼팔렸다는 판단인데 월드컵이 끝나고 이런 레드열풍이 얼마나 갈지는 현재로서는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 캐주얼브랜드 후부와 이랜드 스포츠브랜드 푸마 등도 6월말 이후 나오는 여름 제품에 레드와 축구를 응용한 디자인을 적극 반영키로 했다. 또 향후 지속적인 레드마케팅 활용 여부는 오는 18일 한국-이탈리아의 16강전결과와 월드컵 붐 등을 지켜보면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