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회째인 한경마케팅대회가 오는 28일 한국경제 사옥 18층 다산홀에서 열린다. 이번에 우수 마케팅 사례로 선정돼 상을 받는 업체수는 모두 12개.시상식후에는 한민희 KAIST 교수의 특강과 대상을 받는 삼성테스코를 비롯,수상업체들의 마케팅 사례 발표가 이어진다. 한경마케팅대회는 지난 99년 제정됐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 대회에서 소개되는 사례발표는 기업들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계에서도 이 대회에 등장하는 사례연구에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신문사가 한경마케팅대회를 여는 취지는 우선 기업의 의욕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다. 기업의 살아있는 마케팅 성공사례를 기업이나 학계 등에 널리 알려 많은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주려는 의도다. 이번 대회에는 소비재를 판매하는 백화점이나 할인점을 비롯,문화상품 관련 업체인 공연기획사와 극장 브랜드 업체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학계 정부 언론 관계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이들 기업의 공모사례를 면밀히 심사,마케팅활동의 차별성과 전략성에 중점을 두어 수상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이에따라 수상업체들은 상품과 서비스에서 꾸준히 차별화 전략을 추구한 점이 돋보인다. 남들이 손대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적 기업들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홈플러스는 가치점이라는 새로운 컨셉으로 소비자들 사이에 뿌리를 내렸다. 삼성물산과 영국 테스코의 합작기업인 홈플러스는 철저히 한국인 경영진에 의해 움직이는 할인점이다. 이에따라 한국 소비자의 특성에 정통한 경영진들은 상품을 그저 싸게만 팔면 된다는 기존의 할인점 개념과 달리 가격 품질 서비스라는 세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는 점포를 실현하는데 힘을 쏟았다. 좋은 품질의 상품을 싸게 사면서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면 고객들은 최고의 가치를 느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가치의 요소를 구성하는 가격 품질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구체적인 마케팅 활동은 실질적이다. 우선 가격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일 최저가격 2배 보상제,에누리 쿠폰제,마일리지 쿠폰제를 실시한다. 상품 가치 만족을 위한 마케팅 전략도 다양하다. 품질만족 교환제,안심상품제,신선식품 리콜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비스 가치를 위해 점포안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돼있다. 문화센터를 비롯,은행 세탁소 사진현상소 서점 병원 카센터 미용실 등이 점포안에 들어서있다. 상품구입과 일상 생활 서비스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프런티어상을 받은 공연기획사 피엠씨프러덕션의 "난타".철저한 시장조사와 탄탄한 기획력의 산물이다. 문화상품에 대한 연구의 깊이는 물론이고 남보다 한발 앞선 개척정신이 성공의 열매를 맺은 실제 사례라 할 수 있다. 비언어극이 세계무대에 진출한 첫 케이스이면서 국내에 한 공연만을 위한 상설 전용극장을 설치한 것도 처음있는 일이다.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는 실험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표적을 향한 열성적인 마케팅활동이 난타의 빅히트를 뒷받침한 것은 물론이다. 1차 표적인 공연매니아층을 20대 여대생과 30대 직장인으로 설정,이들을 파고드는 한편 2차 관객인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거주 외국인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데 힘을 쏟았다. 직장단위 단체 고객을 유치하는 데에도 성공을 거뒀다. 결국 준비단계에서 철두철미한 기획력과 도전정신,그리고 본 궤도에서 마케팅력이 난타의 롱런을 가져온 셈이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GV.지난 98년 국내 최초로 소극장 여러개가 한 곳에 자리잡은 멀티플렉스를 선보이면서 삽시간에 극장산업에 충격을 주었다. 극장 체인의 브랜드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체인화와 브랜화가 새로운 충격의 전부가 아니다. 온리원(Only-One)전략에 따라 라운지 서비스,순번 번호표,향공조 시스템,무인티켓 발권 등 CGV 극장만의 독특한 서비스도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은 요인이 됐다. 브랜드전략상에 빛나는 태평양의 라네즈는 체험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마케팅을 창시한 슈미트 교수를 초청,자문을 받아 곧바로 라네즈 브랜드에 적용키로 한 것이다. 체험 마케팅의 실행단계에서는 서비스센터와 뷰티캠프 등 다양한 커뮤니티와 이벤트가 동원됐다. 명동의 디아모레 서비스센터에서는 정기적인 이벤트를 열어 라네즈 제품을 무료로 사용해보도록 했다. 라네즈를 테마로 2박3일간 고객체험 행사를 개최,이 브랜드의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토록 유도했다. 장류 제품을 생산하는 해찬들이 막강한 대기업들에 압도당하지 않고 시장을 꿋꿋히 지배해 나갈 수 있는 요인중 하나는 명확한 마케팅 타깃 설정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대부분의 장류 제품이 중저가 식당과 저가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해찬들은 중상층 소비자와 고급 식당을 주 타깃으로 정하고 있다. 이같은 타깃 설정에 따라 품질을 최우선시,고급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고가전략의 일관성이 제품 이미지의 고급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밖에 순수 보리맥주 하이트프라임을 내놓은 하이트맥주와 화장품 브랜드 차별화에 성공한 CJ엔프라니 등도 나름대로 개성있는 마케팅 활동으로 단시간에 자사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킨 대표적 기업들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