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후 수도권 오피스텔 상황은 '분양 열기는 예전 같지 않지만 공급은 이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공급 과잉, 금리 인상, 임대 수익률 하락 등의 악재로 인해 시장이 진정국면을 넘어 냉각됐다는 진단마저 나오는 형편이지만 오히려 공급은 줄지 않고 있어 '이상 현상'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주택업체와 시행사들이 이미 확보한 물량 처분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오피스텔 시장이 '단기 급등'에서 '숨고르기' 국면으로 옮겨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선별적 호조' 양상을 띨 것이라고 전망한다. 단타성 분양 성공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과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 사업을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오피스텔은 아직도 금리보다 2배 가까운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이어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넘쳐나는 공급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오피스텔은 10여개 단지에 5천실이 넘는다. 다음 달까지 약 10개 단지에 5천여실이 추가로 공급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3월까지 이어진 '묻지마 투자(수요)'와 '분양 대박(공급)'으로 인해 뒤늦게 뛰어든 업체들이 '막차' 분양에 나서는 바람에 분양 비수기를 무색케할 정도로 공급은 계속되고 있다. 요즘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10~20평형대 4백가구 안팎이 주된 분양 규모다. 지하철 역이 걸어서 5분 안팎인 역세권은 기본이다. 분양가는 4백만~5백만원 선이며 주변에 업무시설들이 많아 기본적으로 임대수요가 갖춰진 곳에 주로 들어선다. 경기도 일산과 분당에선 예정된 단지들이 거의 견본주택을 연 반면 안양 수원 인천 등 여태껏 공급이 뜸했던 지역에서 오피스텔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게 새로운 추세다. 장기전으로 승부 =초기 계약률이 예전 80% 안팎에서 50% 이하로 뚝 떨어졌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투자자가 부담이 없는 '계약금 10%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 조건으로 5~6개씩 계약하던 것이 많아야 3개 정도를 계약하는게 고작이다. 분양 열기가 가라앉았다는게 분양대행업체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렇다고 시장이 완전히 냉각됐다고는 보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반응이 신중해졌기 때문에 이들을 유인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는 얘기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지역 수요자를 찾기 위해 자료 발송(DM), 텔레마케팅 등 다양한 판촉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업체들이 분양 일정을 길게 보고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이 숨고르는 단계여서 단기처방이 아니라 장기완치를 위해 업체들도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와중에서도 초기 성공적인 분양을 일구는 단지들이 가끔 눈에 띈다. 분양가를 주변 경쟁단지에 비해 낮추거나 그동안 공급이 적었던 틈새를 공략하는 게 분양성공을 이끈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