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붐을 타고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상업시설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대형 할인점, 복합영상관, 사우나, 예식장, 각종 편익시설 등이 종합적으로 들어서는 월드컵경기장 쇼핑몰은 내년 5월 초 문을 열 예정인데 벌써 국내 관련 기업들의 입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는 신세계이마트 롯데마그넷 까르푸 현대백화점 등 국내외 대표적인 유통업체와 CGV를 비롯한 영화업체들, 우리은행 등 금융회사, 롯데리아 스타벅스 등 패스트푸드 업체 관계자들과 상가 투자에 관심을 둔 부동산 투자자 등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서울시는 시설별 입찰 예정가를 확정하고 오는 26일부터 7월1일 10시까지 투찰을 받아 최고가를 적어낸 사업자를 낙찰자로 선정한다. 월드컵경기장 상업시설이 위치한 상암동 일대는 월드컵 개최로 세계적인 명소로 부상 중인데다 인근에 첨단 정보산업단지와 대규모 아파트단지 개발 등이 추진되고 있고 지하철 6호선까지 지나는 차세대 특급상권.서울 서북지역 상권의 '맹주' 자리를 노리는 업체라면 그냥 놓쳐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거점이다. ◆ 대형유통업체들 입점 경쟁 가열 =입점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대형 할인점. 현재 신세계이마트 롯데마그넷 까르푸 삼성테스코 농협 LG마트 하나유통 현대백화점 LG백화점 그랜드백화점 등이 서울시에 직.간접으로 경쟁 참여를 알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신세계이마트 경영지원실의 김윤재씨는 "상암 구장 주변에는 대형 할인점이 한 개도 없어 이곳에 점포를 내면 홍보 효과와 상권 선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그넷 신규추진팀의 김정래 계장은 "현재 업체간 출점경쟁이 한창"이라며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복합영상관은 업계 1위인 CGV(CJ엔터테인먼트)와 서울 상륙을 노리는 롯데시네마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CGV 관계자는 "지하철과 가깝고 주차장이 넓은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은행 중에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농협이 출점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나은행 점포개발팀 배준원 대리는 "홍보 차원의 대형 서비스센터를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 관계자들은 "임대료와 인테리어시설 공사비 등을 감안할 때 비싼 편"이라거나 "축구장과 영화관은 고객 타깃이 충돌할 우려도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 외국계 업체도 눈독 =외식업계는 국내외 선두 업체들이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리아와 식음료 전문 업체인 CJ푸드시스템, 세계적 커피체인 스타벅스 등이 입점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력이 약한 소상인들은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외식 컨설턴트인 신현철씨(46)는 "서울에서 전용면적 80평짜리 식음료점을 내려면 보통 보증금과 권리금을 합쳐 4억원에 월세 6백만원 정도가 드는데 반해 서울시가 제시한 임대료는 1년에 4천만원 정도"라며 "예정가만 놓고 보면 엄청 싸게 보이지만 경쟁 과정에서 낙찰가가 하늘 높이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