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片재縱泥上生, 일편재종니상생 東西南北已縱橫, 동서남북이종횡 謂爲霖雨蘇群槁, 위위임우소군고 空掩中天日月明, 공엄중천일월명 -------------------------------------------------------------- 구름 한 쪽 진흙에서 생겨나더니/동서남북 사방을 제멋대로 떠도네/장마비가 대지의 목마름을 되살린다 하지만/부질없이 하늘 위 해와 달만 가리네 -------------------------------------------------------------- 고려 문신 정가신(鄭可臣)이 읊은 '구름(雲)'이다. 모든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다. 오랜 가뭄으로 타들어 가는 대지를 적셔주는 단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이를 반긴다. 그리고 그 공을 비를 몰고 온 구름에게 돌린다. 그러나 사람들은 또 하늘 위의 해와 달 그 광명을 가리는 악덕의 주체로 구름을 매도한다. 구름은 옛부터 천자의 총명을 가리는 소인간신배(小人奸臣輩)로 비유돼 왔다. 나라의 앞날을 흐리게 하고 우리들을 우울하게 하는 검은 구름은 하루 속히 걷어내야 한다. 李炳漢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