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티셔츠 몇장이나 팔렸을까.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월드컵대표팀 공식 유니폼 스폰서 업체인 나이키스포츠코리아는 지난 7일까지 선수용을 포함해 15만장의 유니폼을 판매했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으로 부터 2002월드컵 라이선스 사업권을 따낸 코오롱TNSWorld는 최근까지 4만여장의 붉은색 월드컵 공식 티셔츠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공식' 이라는 단어가 붙은 업체들이 판매한 물량에 불과하고 붉은악마의 응원 티셔츠 `비더레즈'(Be the Reds)를 포함해 붉은악마 티셔츠라고 통칭되는 붉은색 계통의 티셔츠 실제 판매량은 이 보다 수십배는 많다는 것이 의류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여기에는 각종 스포츠의류 브랜드와 흔히들 `짜가'라고 불리는 값싸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복제품 티셔츠 등이 포함된다. 코오롱TNS World 관계자는 "최근 한국-폴란드전 이후 시장조사를 한 결과 전국적으로 복제품을 포함해 500만-700만장의 붉은색 티셔츠가 판매됐을 것으로 자체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월드컵 공식 티셔츠의 경우도 붉은색을 제외한 다른 색상은 외국인들이 기념품으로 일부 구입할 뿐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면서 "추가 주문을 준비 중인 물량의 70-80%가 붉은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붉은악마 티셔츠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관련 업체들의 광고효과도 짭짤하다. 티셔츠 공급업체 중 하나인 거성어패럴 관계자는 "경제적인 논리로 보면 마진이 불과 200-300원 수준이지만 회사홍보 측면에서는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근 수출업체와 50만장 정도의 신규 오더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붉은악마 티셔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도 있다. 나이트 웨어를 생산하는 거상어패럴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저희 회사에서는 붉은악마 티를 제조.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일부 인터넷 홈쇼핑 사이트 등에서 붉은악마 티셔츠의 제조사를 거성어패럴 대신 유사한 이름의 거상어패럴로 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의류 수출업체의 경우 붉은악마 티셔츠 등 내수제품 생산의 폭증으로 평소 보다 높은 의류 가공료를 제시해도 하청공장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기도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