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능성 식품이 홍수처럼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능성 식품의 '식음(食飮) 효과' 표시 내용이 지나치게 과대포장된 경우가 많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라운제과[05740]가 지난 5일 출시한 기능성 껌 '자일리톨 헬코'의 경우 제품 용기에 `위(胃)가 선택한 무설탕껌'이라고 표시돼 있다. 이는 기존 자일리톨 계통 껌의 `충치 예방' 효과 외에 위장 건강 증진 효과도갖고 있다는 의미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이 제품에 바이오벤처 쎌바이오텍이 개발한 세이프락(SAFELAC) 성분이 첨가돼 있다"면서 "세이프락은 인체에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알려진 위 속의 헬리코박터균 살균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권장 소비자가 5천원인 105g짜리 `자일리톨 헬코' 1통에 들어 있는 세이프락 성분은 전체 제품 중량의 0.16%인 170㎎에 불과, 사실상 세이프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세이프락 개발 직후 성인 남녀 4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한 결과, 한사람이 세이프락 1g(=1000㎎)을 섭취하면 위속 헬리코박터균이 4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임상실험 결과를 요약한 리포트를 크라운제과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임상실험에서 기준치로 사용된 세이프락 1g은 플라스틱 용기형 `자일리톨 헬코'5.9통(105g짜리 기준)에 들어 있는 세이프락 총량과 같으며, 이는 결국 성인이 `자이리톨 헬코'를 씹고 임상실험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효과를 보려면 플라스틱 용기6통에 들어있는 껌을 한꺼번에 씹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 롯데칠성[05300]이 지난달 출시한 기능성 음료 `말벌 100㎞'의 경우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운동 전후 원기회복, 지구력 강화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회사측 주장이다. 그러나 `말벌 100㎞' 1개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은 500㎎(240㎖ 1캔 기준.권장소비자가 600원) 또는 1천㎎(500㎖ 페트병 1개 기준.권장소비자가 1천원)에 그쳐 이또한 회사측 주장만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식품회사 연구소 관계자는 "단백질 구성의 최소 단위인 아미노산은 인체 내에너지 대사량에 있어 단백질과 거의 같다"면서 "단백질 1g이 4㎉ 정도의 에너지를내니까 아미노산 1g(=1000㎎)의 열량은 성인 남자가 하루에 필요한 열량(2천500㎉)의 0.1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성인 남자가 격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말벌 100㎞' 625병(500㎖ 기준)을 마셔야 하루 필요 열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밖에 올들어 출시된 한국야쿠르트의 콜레스테롤.혈압 저하 음료 `무하유'(175㎖ 캔당 소비자가 1천원)나 제일제당[01040]의 골프 음료 `스팟'(100㎖ 캔당 5천원)등도 출시에 앞서 임상실험을 거쳤다고는 하나 그 대상 인원이 수십명에 불과해 업체측 주장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지적들이 많다.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이해숙 기획실장은 "대다수 기능성 식품의 경우 기능성 성분 함량이 극히 미미해 업체측이 주장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오히려 제품값을 올리는데 이용되는 사례가 많아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제품의 경우 장기간 반복 사용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공인 기관에서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