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만을 추구한다', '생산과 소비에 능동적이다', '열심히, 풍족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최근 몇년간 소득 수준이 높은 30-40대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이같은 특징의 소비행태가 급부상하자, 광고업계에서도 새로운 소비계층의 특성을 분석해 기업 경영전략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LG애드는 최근 사보을 통해 신(新)소비자의 개념, 특징과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기업활동, 마케팅 전략 등을 소개하면서 이들 신 소비계층을 '10년내에 소비 판도를 뒤흔들 새로운 집단'으로 규정했다. 이들 신소비자는 진품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개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물질을 초월한 가치를 지향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형식적인 고객만족 경영에서 벗어나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광고도 소비자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맞춤형 광고이어야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수 있다고 이 회사 사보는 강조한다. 신소비자들은 광고를 자세히 볼 시간도 없고, 광고에 관심도 없으며, 광고를 신뢰하지도 않기 때문에 이들이 '좋아할만한 광고'를 만들어야 신뢰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신 한국소비자학회장(충남대 교수)은 이 사보 기고문에서 "신소비자의 구매결정은 기업의 흥망성쇠 뿐 아니라 정부 정책, 정치적 이데올로기, 정신적 믿음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일기획도 최근 '한국형 보보스'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소비자 설문 조사 대상자 3천500여명 중 월소득 400만원 이상의 20대 이상 계층으로 비교적 '보보스'에 가까운 29명을 심층 분석한 자료다. '보보스'는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자유로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미국의 새로운 상류계층으로 최하 1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30~40대 청.창년층이다. 물론 기업들이 온갖 공을 들여 마케팅을 하는 대상이다. 제일기획 조사에 따르면 '한국형 보보스'는 인생의 행복이 물질적 풍요와 정서적 안정의 조화를 통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젊은 외모와 몸매 역시 중요한 가치이다. 또 명품을 잘 알고 제대로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유기농 과일과 야채는 필수품이고, 집 역시 자신의 취향대로 개조해야 직성이 풀린다. 제일기획은 "한국형 보보스라고 부를 수 있는 계층에서는 보보스의 방랑기질이나 저항 정신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고 기존 엘리트 세대와 돈독한 유대를 형성하고 있었다"며 "보보스와 일치되는 부분은 적지만 기존 엘리트 계층보다 좀더 자유로운 기질을 가진 것만은 사실"이라고 결론지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