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일전(一戰)'을 치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주력해 왔던 가계대출 시장이 포화단계로 들어섬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미은행이 1천개 우량 중소기업에 1조3천억원을 신용대출키로 한 것도 중소기업 대출시장에 대한 은행들의 집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가계금융에 치중해 온 국민은행이 기업금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재 72개의 RM(기업금융전담)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1백50개 점포를 신설, 7월1일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RM 점포가 매출액 20억원이상, 국민은행 여신 5억원 이상인 기존 업체를 이관해 관리하고 신규 기업들을 유치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다른 시중은행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거대 공룡과도 같은 국민은행이 기업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해 공격적으로 나올 경우 시장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시장선점을 위해 금리를 내리거나 한도를 늘리는 등의 대출확대 방안을 서둘러 도입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4일부터 운영자금은 물론 시설자금도 신용으로 대출해 주고 있다. 산은은 담보취득을 원칙으로 했던 채권보전 방법을 바꾸고 대출금의 최소 1백% 이상을 담보로 맡기도록 한 담보비율제를 폐지했다. 하나은행도 중소기업 구매자금 대출과 상업어음 할인시 영업점장 전결금리폭을 0.5%포인트 확대하며 기업대출 확대경쟁에 뛰어들었다. 신한은행은 최근 인수한 굿모닝증권 등을 활용, 거래 중소기업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기업공개를 할 수 있도록 비금리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일부은행에서 대출한도 확대, 금리할인 등의 당근을 제시하며 거래 우량중소기업들을 뺏어가려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특화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 -------------------------------------------------------------- [ 은행별 중소기업대출 확대전략 ] 국민 : RM점포 150개 신설 가동 (7월1일부터) -> 우량 중소기업 신규유치 등 산업 : 시설자금도 신용대출 대출대상 BBB이상 -> 전기업으로 확대 한미 : 1천개 기업선별 1조3천억원 신용대출 (연말까지) 최저 5억원~최고 1백억원 하나 : 구매자금 대출.상업어음 할인금리 최고 0.5%포인트 인하 신한 : 거래기업대상 회사채발행, 기업공개 등 비금리서비스 강화 (굿모닝증권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