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월드컵 사상 첫 승리를 따내 축구열기가 고조되면서 직장 축구동호회들의 움직임도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은 대 폴란드전 승리로 우리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 직장내 축구열풍을 고조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 다른 팀과의 친선경기를 늘리는 등 축구 붐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일부 직장 동호회는 경기장 밖의 태극전사인 '붉은악마' 대열에 합류해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며 동료애를 다지는 등 `장외 월드컵 열기'를 이끌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축구동호회는 최근들어 친선 축구경기 횟수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일에는 수원 한국농업전문학교에서 농촌진흥청 축구팀과 친선대회를 가지며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염원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만 해도 기흥과 천안, 온양사업장에 20여개 축구동호회가 있는 것을 비롯, 수원과 구미 등 전체 사업장의 사업부별로 수십개의 축구동호회가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월드컵 붐을 타고 축구열풍이 불고 있다. 반도체부문의 경우 매년 가을 동호회 8개팀이 참가하는 이윤우 반도체부문 총괄사장배 축구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메모리담당 황창규사장도 축구동호회 고문으로 등록돼 있다. 반도체기흥 축구동호회 회장인 김윤기 책임연구원은 "기흥에만 300여명의 직원이 축구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고 월드컵 첫승을 계기로 축구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의 경우도 창원공장에만 사업부별로 35개 축구동호회에 1천여명의 직원들이 가입해 있을 정도로 축구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여직원들도 축구동호회에 가입해직접 공을 차지는 않더라도 동호회 활동을 통해 축구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정부 부처의 축구열기도 만만치 않다. 현재 과천 정부청사내 7개부처는 축구팀간 친선경기인 `과천리그'를 진행중이며 산업자원부는 지난달에 산하단체와 특허청,중기청 등 21개팀이 참석한 가운데 제10회 장관배 축구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산자부 축구동호회(회장 김종갑 산업정책국장)는 월드컵을 맞아 지난달 11일 열린 월드컵 성공기원 마라톤대회에 동호회원 40여명이 참여한데 이어 오는 15일잠실 보조경기장에서 정보통신부 및 파워콤 축구팀과 친선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과천청사에 월드컵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지난달 초에 축구해설가 신문선씨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기도 했던 산자부 축구동호회는 하반기에 열리는 국무총리배 중앙부처 축구대회에도 나갈 예정이다. 동호회 부회장인 심학봉 서기관은 "작년 국무총리배 중앙부처 대회에서 2부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여세를 몰아 올해도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며 "우리 대표팀이 16강 진출이 확실시되는 만큼 축구 동호회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 축구 동호회원들의 월드컵 응원전도 불이 붙은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열린 프랑스 대표팀과의 평가전 때 울산 청운여중 운동장과 한마음회관에 대형 TV를 설치해 놓고 응원전을 함께 펼쳤다. 회사에서 공식 지원하는 7개 동호회를 포함, 울산 본사에만 부서별, 출신지역별로 350개의 축구동호회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은 울산에서 벌어지는 경기의 경우 회원들이 직접 경기장을 방문, 응원전을 펼치기로 했다. 산업자원부 축구동호회도 16강 진출의 중대고비가 될 오는 10일 한미전 응원을 위해 백운호수 근처에 대형스크린이 있는 카페를 예약해 놓고 동호회 전원이 모여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키로 했다. 지난 봄 직장인 축구대회 우승팀인 창단 29년째의 대우건설 사내축구팀 역시 한국전 경기가 열린 4일 광화문 사거리로 나가 우리팀의 16강 진출을 응원했다. 12개 동호회에 회원수가 870명에 달하는 SK㈜ 울산공장 축구동호회는 얼마전 인터넷에 동호회 홈페이지를 개설, 축구소식과 경기일정 등을 전하고 있으며 친선경기를 적극 주선하는 등 이번 월드컵을 동호회 활성화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축구연합회 회장인 김남소씨는 "월드컵을 계기로 동호회간 친선경기등 교류가 활발해지고 동료애도 더욱 돈독해 질 것"이라며 "축구에 새롭게 관심을갖는 직원들도 많이 생겨나 이 기회에 회원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