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의 감사기능 제고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퇴직 인력을 금융기관의 감사로 내려보내 업계와 감독당국의 유착을 유도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금융감독원이 투자자와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있다. 4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증권.투신협회, 생보.손보협회,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여전협회 등은 최근 `감사기능 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잇따라 개최해 금융기관 내규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건전한 금융시장 육성을 위해서는 금융기관 자체의 감사기능이 획기적으로활성화돼야 한다는 금감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한국금융연구원에 의뢰해 `국내 금융회사의 감사기능 제고방안'이라는 용역보고서를 만들어 각 금융기관에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이런 행태는 전시행정에 불과한 것으로 금방 드러났다. 금감원은 지난 2월에 퇴직시킨 국장급 직원들을 메리츠증권.LG투자증권.SK증권.한누리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의 감사로 최근 내려보냈다. 또 전 자본시장감독실장을 증권업협회 상무로 선임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협회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와관련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출신 감사는 솔직히 말해서 금감원 로비창구"라면서 "금감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선배가 좀 봐달라고 부탁하는데, 현직의 후배들이 제대로 감사를 할 수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증권사의 다른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행태가 이런데, 각종 부정행위와 불공정행위가 만연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선량한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