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업체들의 판촉 경쟁이 과열되면서 일부 햄버거 가격이 껌값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맥도날드와 1위 업체인 롯데리아는 특정 품목을 5백원 또는 1천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벌여 중소 패스트푸드업체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달 전국 3백50개 매장에서 최저가 상품인 '맥도날드 햄버거'(1천1백원)를 6백원 할인된 5백원에 판매했다. 이 가격은 롯데제과의 코팅껌인 자일리톨껌 6알 1팩 가격과 똑같다. 할인 판매된 '맥도날드 햄버거'는 빵 속에 고기패티 피클 양파 토마토케첩 등이 들어간 것으로 할인행사에 힘입어 4월에 비해 7배나 더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맥도날드는 전체의 3%선에 그쳤던 할인 품목의 매출 비중이 지난달에는 매장별 매출의 15∼20%를 점유할 정도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할인행사가 손님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박리다매(薄利多賣) 차원에서 추진한 행사여서 손해를 보면서 벌이는 출혈 마케팅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하반기에도 한 차례 더 이같은 할인 판촉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전국에 7백80여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 패스트푸드 1위 업체 롯데리아는 치즈버거 데리버거 새우버거 등 4~5개 품목 중 매월 품목을 바꿔가며 값을 깎아주는 전략으로 맥도날드의 할인공세에 맞서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1천6백원짜리 '데리버거'를 1천원에 할인 판매해 미끼상품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50만개 안팎이던 '데리버거'의 월 판매량은 지난달에는 15배 수준인 7백50만개로 급증했다. 이어 이번달에는 한국형 햄버거인 2천5백원짜리 '불갈비버거'를 35% 할인된 1천6백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아직까지 1천원 이하의 상품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할인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전 세계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한 나라는 한국과 필리핀 2개국뿐"이라며 "맥도날드의 할인 공세가 수년 전부터 시작돼 국내 업체들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