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4개월만에 회복세로 돌아선 수출이 5월에도 전년동기 대비 7.8%가 늘어나 두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절대규모도 1백43억달러로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백40억달러를 넘어섰다. 내수가 주도해온 경기회복세에 수출이 부분적으로나마 가세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출이 기조적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5월 수출증가율(7.8%)이 4월(9.2%)보다 둔화된데다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하루 더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증가율은 3.5%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품목인 자동차수출 증가율이 4월의 18.8%에서 5월엔 3.3%로 급격히 둔화된 것도 심상찮은 조짐이다. 달러당 1천3백32원(4월12일)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급락하자 무역업체들이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밀어내기 수출에 나섰지만 수출증가율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것은 수출여건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물론 밀어내기의 영향으로 향후 2~3개월의 수출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수출전선에 놓여있는 복병을 생각해보면 하반기 수출은 정체되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엔화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원화환율은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원화강세로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는 일부 수출업체들은 환율이 1천1백원대로 떨어지면 수출을 중단하거나 해외생산 비중을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반도체 고정공급가격의 하락세,미국과 중국의 철강제품에 대한 긴급 수입제한조치 등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그런 우려를 더하게 한다. 내수에서 시작된 성장동력이 수출로 이어지지 않으면 거품경기로 끝나고 만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환율관리와 수출경쟁력 강화에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