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뒤편 첸먼(前門)에 '취안쥐더(全聚德)'라는 식당이 있다.


베이징 카오야(북경 오리구이) 전문식당이다.


얼마 전의 공휴일, 이 식당 하루 매출액이 75만위안(1위안=약1백55원)을 돌파해 화제가 됐다.


언론이 더 흥분했다.


베이징의 각 신문은 사장을 인터뷰하는 등 취안쥐더의 신기록 경신에 야단법석을 떨었다.


언론이 이를 크게 부각시킨 데는 속뜻이 있다.


'휴일경제(暇日經濟)의 효과'를 홍보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노동절 휴가 때 취안쥐더 매출액이 급증한 것은 휴일경제 효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란 것이다.


휴일경제를 우리말로 옮기면 '휴일에 이뤄지는 소비 효과'정도로 해석된다.


'많이 쉬게 해줄테니 여행도 떠나고,쇼핑도 하며 돈을 써라'는 뜻이다.


중국인들은 웬만해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월급을 받으면 은행으로 달려간다.


내수 위축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됐다.


휴가를 줘서라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야겠다는 게 중국정부의 뜻이다.


이를 통해 공급과잉으로 시달리는 기업의 시름을 덜어주고자 한다.


중국은 지난 5월1일 노동절을 맞아 1주일을 공휴일로 정했다.


이밖에도 음력설인 춘제(春節),공산당 건국기념일인 10월1일 역시 1주일 이상 논다.


그들은 토요일에도 쉰다.


토·일요일을 합치면 중국의 공휴일은 연간 약1백30일에 달한다.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꼴이다.


휴일경제는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는 게 중국정부의 분석이다.


국가통계국은 올해 노동절 연휴 동안 모두 3백31억위안(약5조1천3백억원)의 소비유발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작년보다 14.9%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추샤오화(邱曉華) 통계국 부국장은 내외신 기자들에게 휴일경제를 설명하면서 "수출이 중국 산업을 이끌어가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동력은 내수가 될 것이란 얘기다.


우리가 토요 휴무제를 놓고 관련 당사자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동안 중국은 휴일경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