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벤처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제당은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헬리오스CRC와 공동으로 실사팀을 구성, 영진약품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2주간에 걸쳐 영진약품의 영업실적 등에 대한 기본적인 실사작업을 마친 상태"라며 "최종결정을 위해서는 주요사항에 대한 추가 분석을 위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7개월 정도의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일제당이 영진약품을 인수할 경우, 그동안 취약부문으로 지적돼온 완제의약품사업을 보강하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녹십자[05250]는 지난해 12월 법정관리 중이던 상아제약의 지분 56.86%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인공심장 및 DNA칩 전문 바이오벤처기업인 바이오메드랩에 43억여원을 투자, 계열사로 편입했다. 또한 대웅제약은 유전자 기능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모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해 투자를 겸한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제약의 구조조정작업을 진행 중인 KTB네트워크는 바이오벤처를 흡수합병, 기업가치를 높인 뒤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벤처기업이 중견 제약사를 인수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신물질을 가지고 식품.의약사업을 벌이고 있는 벤트리는 천연물 중심의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50억원대의 중견 제약사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3-4곳의 제약사를 대상으로 매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이중 한 업체로부터는 인수제의를 받아 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바이오 벤처기업인 인바이오넷과 씨트리 등도 최근 중견 제약사의 공장을 인수, 제약업에 뛰어든 바 있다. 이밖에 제약업계서는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우량제약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도 잇따르고 있다. 모 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한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를 인수하기 위해 실사작업를 벌였다가 최근에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인수대상으로 삼았던 기업의 회계처리 등이 너무 부실한 데다 생각했던 것 만큼 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