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존스 <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 한국은 월드컵의 개막과 함께 전 세계에 새로운 경제 환경을 보여줄 좋은 기회를 맞았다. 신문,방송기자를 포함한 1만여명의 외신 기자들이 생동감 있는 월드컵 중계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외신기자들이 모두 한국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만 쓰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월드컵 기간 중 기자들이 전하는 기사를 통해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은 필연적으로 비교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월드컵 보도로 발생할 수 있는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언론보도 외에도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이 월드컵을 관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게 되는데,그들은 한국의 충만한 에너지와 사업환경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한국을 떠날 것이다. 수십만명의 방문객 중에는 정부가 초대한 세계적인 비즈니스 리더들이 포함되어 있다. 월드컵 개막식에 맞춰 방한하는 이들은 월드컵 축제에 참석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상품시장과 한국이 다국적기업의 아시아지역 사업본부 이전장소로서 적합한지 여부를 점검할 것이다. 리더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의 여러 장점을 발견할 것이다. 첫째,한국은 아시아의 모든 주요 시장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둘째,다른 어느 나라보다 월등하게 입출국 수속절차가 간편하고,시설면에서 아시아의 무역을 위한 지역적인 유통 요충지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국제공항이 있다. 셋째,한국 정부는 시장원리에 입각해 지속적인 경제개혁을 실행하고,한국에서의 외국인 투자사업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 넷째,한국은 정보기술과 산업 관련 인터넷 등의 인프라 구축이 완벽하게 돼 있다. 방한한 비즈니스 리더들은 한국의 산업은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으며,윈-윈정책과 사업수익성에 대한 신념을 갖고 사업에 임할 채비를 갖추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한국인이 열정적이며 근면하고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으며 높은 교육열'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리더들은 다음과 같은 몇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고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먼저 고율의 세금 문제다. 현재 많은 다국적기업들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세금절감을 위해 외국기업에 유리한 저세율 정책을 실시하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사업본부를 설립한다. 다음은 다국적 기업들의 사업을 순조롭지 못하게 하는 외환거래상의 각종 규제정책이다. 또한 노동시간보다는 노동성과와 생산성에 기초한 보상에 종종 불만을 터뜨리는 근로자들과 유연성이 부족한 노동시장이다. 언어소통 문제 및 비즈니스 효율성을 떨어지게 하는 일부 시스템 등도 지적될 문제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조만간 해결될 것이다. 한국정부는 현재 다국적기업의 아시아 지역본부를 유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리더들이 한국으로 지역본부를 옮기는 데 있어 정부 프로그램과 인센티브도 중요하겠지만, 한국의 전반적인 사업환경과 사회 문화적인 환경도 고려할 것이다.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할 직원들을 채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성실하고,경쟁력있고,시장중심의 시스템에 익숙하고,결단력 있는 직원들을 선발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산업과 사업환경은 인센티브 못지 않게 중요하다. 아시아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아시아의 요충지로서 싱가포르와 홍콩은 더 이상 적절치 않게 되었고,도쿄도 이제 그 위상을 잃었다. 다국적기업들은 새로운 사업 요충지로서 상하이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따라서 한국이 아시아의 핵심적인 사업 요충지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늦어도 3∼5년 내에 다국적기업의 아시아지역 본부를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와 노력을 보여야 한다. 한국이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는다면,다국적기업들은 상하이로 발길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산업·교육·정부의 노력이 3박자를 이루어 다국적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을 창출한다면,한국은 차기 아시아의 사업요충지로 새롭게 부상할 것이다. jdjones@kimch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