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급락 흐름을 연장, 1,220원대로 진입했다. 지난 2000년 12월 하순이후 처음 경험하는 레벨이다. 달러/엔 환율 변수는 부각되지 않은 채 월말 수급요인에 의해 일방적으로 지배되는 장세가 연출됐다. 정부의 시장 개입 강도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 하락의 여지는 남아있다. 시장은 이구동성으로 개입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6.50원 내린 1,227.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개장초 업체 네고물량과 역외매도세가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은행권의 손절매도가 크게 강화돼 낙폭이 커졌다. 수급은 점차 잠잠해지는 흐름을 보였다. 국책은행 등의 지지성 매수세는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정부는 오전부터 실무진 회의를 거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기존 공기업 등을 활용한 조치외에도 강도높은 추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보다 1.20원 높은 1,235원에 개장가를 형성한 환율은 이내 방향을 전환, 9시 40분경 1,232.30원으로 내려섰다. 그러나 국책은행 등의 지지성 매수세로 환율은 1,233원선으로 일시 반등한 뒤 은행권의 손절매도 공세가 이어지면서 11시 30분경 1,225.5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 2000년 12월 22일 장중 1,224.00원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수준. 이후 환율은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1,227원선까지 되올라 거래를 체결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 역외의 강한 매도세와 은행권의 달러매도(숏)플레이가 시장을 주도했다"며 "정부는 월말 수급에 의한 것이므로 좀 더 두고보자는 입장인 것 같고 오후에는 1,224∼1,228원 정도의 거래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개장초 전 저점(1,232.50원)이 뚫리자 업체 물량이 쏟아졌다"며 "아직 타이밍을 놓친 업체가 많아 오히려 정부의 직접 개입이 나오길 기다리는 업체들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수 물량에 의해 좌우되는 장세라 정부의 개입도 일단 조심스런 상태인 반면 너무 많이 빠졌다는 레벨 경계감도 상존하고 있다"며 "개입여부와 강도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며 오후에는 1,225원은 일단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욕에서 전몰장병기념일로 거래가 한산했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일본 정부의 거듭된 구두개입이 아래쪽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낮 12시 3분 현재 124.70엔을 기록중이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에 이어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외환시장 개입 준비가 돼 있음을 천명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2억원, 코스닥에서도 15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