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7개월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날의 하락세가 연장되고 있는 셈. 월말을 앞두고 수출대금 등 달러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환율 하락압력을 넣고 있다. 다만 정부가 환율 급락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친데 이어 직간접 개입 수단을 활용, 수급조절을 고려하고 있으며 엔/원 환율이 100엔당 980원대로 떨어져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감은 있다. 추격매도 심리는 제한적이나 정부의 개입 강도가 가장 중요한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49분 현재 전날보다 0.60원 내린 1,233.20원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보다 1.20원 높은 1,235원에 개장가를 형성한 환율은 이내 하락쪽으로 방향을 돌려 9시 40분경 1,232.30원까지 내려섰다.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 2000년 12월 22일 장중 1,224.00원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수준. 이후 환율은 국책은행 등의 지지성 매수세로 1,233원선으로 반등하고 있다. 정부는 공기업에 대해 외환부채 조기상환과 함께 외화부채 유입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일정 조정과 장기적인 발행규모 확대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정부가 물량을 흡수했음에도 효율적이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며 "직접 물량을 통한 개입이 아니면 현재의 분위기를 잡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국이 진정한 속도조절 차원에서도 직접적인 액션을 통해 시장의 분위기를 잡아줄 필요가 있다"며 "오늘 거래는 1,230∼1,240원에서 보고 있으며 시장의 달러매도(숏)플레이는 일단 조심스런 상태"라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에서 전몰장병기념일로 외환 거래가 한산했으며 이날 도쿄에서 이 시각 현재 124.83엔을 기록중이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다시 구두개입을 통해 엔 강세를 저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30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에서는 4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