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회 이후 4년을 기다려온 한·일 월드컵 대회가 이제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개막일(31일)이 임박한데다 최근 잇달아 열린 친선경기에서 한국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축구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국가이미지를 제고하고 '코리아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면에서 월드컵 대회가 단순히 체육행사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긴 설명이 필요 없다. 경기장 건설 등 직접적인 효과만도 경제성장률을 최소 1% 이상 끌어올린다는 것(KDI 추산)이고 간접적인 효과까지 포함하면 월드컵의 경제적 가치는 수십조원의 투자효과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컵 대회를 맞아 이미 런던 등 주요 해외거점별로 '한국의 일류상품' 순회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세계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서울로 몰려오고 있는 등이 바로 그런 효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특히 월드컵 기간 중에 중국의 정·재계 주요인사들이 대거 서울을 찾을 예정이고 이는 한·중 수교 10주년 사업과 맞물리면서 양국 관계를 심화,성숙 단계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가 우리경제의 본격적인 회복기에 맞추어 열리게 됐다는 시기의 이점은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공동 개최국인 일본 경제의 상대적 위축과 한국 경제의 활기찬 모습이 국제적으로 대비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번 대회는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두고 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번 행사가 우리 경제에 최선의 결과를 산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고도 냉정한 계산과 관리가 긴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특히 지난 88올림픽을 전후한 단기적인 경기과열을 올바로 관리하지 못한데서 초래됐던 허다한 부작용이 결코 이번엔 되풀이되지 않도록 월드컵을 전후한 경제관리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지방선거와 대선 등 정치행사까지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럴 것이다. 기업들 역시 이번 대회가 국제적인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한 달 간의 월드컵이 지상 최대의 축제로 기억되도록 경기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 못지않게 월드컵의 열기가 장기적인 '코리아 브랜드'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국가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에 일반 국민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선수들은 골을 향해 달리지만 시민들은 코리아 이미지를 향해 뛴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