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스'(KALOS)는 마티즈에서 보여 준 대우자동차의 디자인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차다. 무엇보다 소형차이면서도 승용차와 레저용 차량(RV)을 합쳐 놓은 세련된 외관이 눈길을 끈다. 감각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를 모을 것 같다. 칼로스의 1.5 5도어 해치백은 개성 강한 20~30대 전문직 여성을 연상시킨다. 새롭게 디자인된 크롬 도금 라디에이터 그릴과 볼륨감 있는 후드 캐릭터 라인이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날렵한 헤드램프와 스포티한 후미램프도 시원하다. 차에 오르면서 문을 닫으면 소형차 특유의 '텅' 소리가 아닌 '찰칵'하는 중형차 느낌의 부드러운 소리에 우선 놀란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소형차 치곤 공간이 꽤 넓다는 느낌이 든다. 뒷좌석은 어른 3명이 탑승해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파랑과 분홍의 두가지 색깔로 꾸며진 실내는 편안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널찍한 대시보드와 깔끔하게 처리된 원형 계기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운전자용 접이식 팔걸이와 탑승자를 위한 조수석의 덮개형 수납함 등도 돋보인다. 운전대는 어떤 체격의 사람이라도 편안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운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시동을 걸면 조용한 엔진소리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동급 최대의 대용량 공명기를 적용, 준중형급 승용차 이상의 저소음을 실현했다는 회사측의 설명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대우자동차는 시끄럽다는 기존의 이미지가 확 달아나는 순간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칼로스는 마치 물위를 미끄러지듯 달려나갔다. 고성능 'E-테크 II' 엔진의 파워가 그대로 느껴졌다. 시속 1백km에 도달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었다. 해치백 모델이어서 차가 조금 높지만 코너길에서도 넘어질 정도의 불안감은 없었다.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러운 주행으로 일관하는 서스펜션도 흠잡을데 없었다. 대우차는 지금까지 현대차나 기아차에 비해 연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지만 칼로스는 연비가 ℓ당 16.3km로 국내 소형차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다만 고속에서는 86마력 엔진의 한계를 드러냈다. 시속 1백30km 이상을 밟으면 가속하는데 힘이 부친다는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시내주행에서의 고성능과 뛰어난 연비를 갖춰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소형차로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 인수된 대우차는 칼로스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인수대상에서 제외된 부평공장은 칼로스의 판매량이 향후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국내시장 점유율 30%를 넘어섰던 대우차가 칼로스를 통해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