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칼, 리덕틸 등 비만치료에 직접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비만 전문치료제들의 인기에 편승해 '비만치료보조제'로 허가받은 일반약들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관련제품 판매업체들은 특히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비만 전문약과는 달리 비만치료보조제는 처방없이도 약국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구주제약은 지난해말부터 녹차에서 추출한 진액분말을 주성분으로 하는 '엑소리제'를 프랑스 알코파마사로부터 수입해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구주제약은 이 약을 출시하자마자 일반약 대중광고를 허용하고 있는 현행법을 적극 활용해 대대적인 신문광고를 한데 이어 최근에는 TV광고를 통한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주제약은 이런 광고에 힘입어 출시 4개월만에 35억원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이 약은 프랑스에서는 일반약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기능성식품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프랑스의 의약품 허가사항을 따라 비만치료에 보조적으로 쓸 수 있는 일반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서울제약도 최근 구주제약의 '엑소리제'처럼 녹차추출물과 오르소시폰이라는 생약성분으로 된 '디바캅셀'을, 청계파마 역시 비슷한 성분의 '그린폰 캅셀'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약들은 이미 5∼6년 전에 시판됐던 것으로, 두 회사는 포장과 이름만 바꿔 이를 다시 내놓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비만치료보조제는 비만치료에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약물로 제니칼이나 리덕틸 같이 지방흡수를 차단하거나 중추신경에 작용, 포만감을 일으킴으로써 지방을 감소시키는 등 직접적인 비만치료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만치료보조제는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비만관리를 하면서 함께 복용하면 비만치료에 도움이 되는 의약품"이라면서 "그러나 전문약, 일반약을 막론하고 약물로 비만을 치료하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