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화장품업체가 기존 제품과 같은 브랜드로 `리뉴얼'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많게는 50%까지 올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평양[02790]은 지난달 방문판매 및 백화점 전용 고가 브랜드 `설화수' 메이크업 제품에 옥과 산호 성분을 추가하고 용기를 바꾼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면서 각각 4만원이던 트윈케이크, 스킨커버, 파우더 3종을 각각 4만5천원으로 12.5%, 각각 3만8천원이던 베이스, 파운데이션 2종을 각각 4만원으로 5% 올렸다. 태평양은 또 같은 달 중저가 브랜드 `마몽드'에 꽃 추출 성분(플레르 이드라 컴플렉스)과 특허 출원 성분(토코마이드)을 첨가, 보습기능을 강화한 리뉴얼 제품을출시하면서 스킨은 1만2천원선에서 1만6천원선으로 33%, 로션과 크림은 각각 1만2천원에서 1만8천원선으로 50% 인상했다. 태평양 관계자는 "새로운 성분 추가로 품질이 향상됐고 기존에 투자된 연구개발비가 제품 가격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달 중저가 브랜드 `라끄베르'에 나노 캡슐 공법을 적용한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면서 1만8천원선이던 스킨을 2만원으로 11%, 1만9천원선이던 로션은 2만1천원선으로 10.5% 올렸다. LG생활건강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새로운 공법 적용과 용기 디자인 변경을 들었다. 이에 대해 서울YMCA 시민중계실의 서영경 소비자정책팀장은 "용기를 바꾸고 새로운 성분을 보강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품질이 향상됐는지, 그리고가격 인상이 적정한 지를 알 수 없다"면서 "이번 사례는 생산원가 증가분이 정직하게 반영됐다기보다 비쌀수록 선호도가 높아지는 화장품 소비자 심리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기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