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견디는 것과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쉬울까?" 삼성생명 사내 강사인 김송기 과장(35)이 이 회사 용인 휴먼센터에서 여성 설계사를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하며 던지는 첫 질문이다. 40여명의 설계사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런 질문에 명쾌한 답이 있을 수 없다고 김 과장은 설명한다. 자신의 철학이나 인생관에 따라 서로 다른 답이 나올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김 과장은 삼성생명 사내 강사중 가장 많은 출강하는 현직 영업소장이다. 월평균 18시간, 1년 동안 2백시간 가량을 강의하는 명강사다. 김 과장이 추구하는 교육목표는 단순한다. 결코 회사가 원하는 판매기법을 주입하지 않는다. 교육을 통해 보험설계사가 떳떳하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인식을 바꿔준다. 단순한 세일즈맨이 아닌 전문가로 고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 여성을 육성하는 것이다. 그는 강의할 때는 연극 배우가 된다. 교육 대상자들이 자신의 입과 눈만을 바라보도록 한다. 깔끔한 외모와 유머로 그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그래야 회사가 원하는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 보험영업을 시작하는 새내기 설계사에게는 보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꿔 주는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고소득만 쫓는 설계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영업을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도록 유도한다. 김 과장은 암기식 영업기법이 쓸모 없다는 점도 힘주어 말한다. 예전 아줌마 설계사들은 무조건 외우려고만 하는 성향이 있었다. 이런 교육은 현장에서 무용지물이 된다. 오히려 몇가지 신념과 원칙을 갖고 영업을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것을 당부한다. 가족사랑과 고객이 보험에 가입해서 얻을 이익에 대한 컨설팅을 하도록 지도한다. 효율적인 강의를 위해 김 과장은 평소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인다. 평상시 세일즈 및 관련 서적을 집중적으로 읽고, 설계사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개념적인 문제를 평소에 생각하고 아이디어와 비유가 생각날 때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메모한다. 설계사들이 주어진 면담시간 안에 고객 니즈에 꼭 맞는 맞춤영업을 하듯 주어진 시간 안에 성공적인 강의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기법이 필요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전달하려는 것이 교육생들과 교감되고, 그것을 즐기고 공유할 때의 기쁨은 노래를 정말 사랑하고 인생에 녹여 열창하는 연예인, 주어진 배역을 소화하는 연극배우의 느낌일 수 있다고 김 과장은 설명한다. 김 과장이 교육시간에 설계사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얘기는 "보험영업은 종합예술"이라는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 주입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려는 것도 다양한 능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취지다. 또 남성 재무설계사와 떳떳이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서둘러 갖출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보험영업은 더 이상 여성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험 아줌마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전문가로서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설계사만이 살아갈 수 있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