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중국, 일본 특수를 기대했던 여객선사들이 오히려 승객이 줄어들어 고심하고 있다. 2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1.4분기 10개 한-중 항로 이용 승객은 모두 6만619명으로 지난해 9만6천473명에 비해 37%나 감소했다. 게다가 월드컵 개막이 목전에 다가온 5월 들어서도 중국과 일본 승객은 좀처럼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천-중국간 2개 항로를 운영하는 W사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까지 중국의 월드컵 단체 관광객 예약은 200명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중국 당국이 1천만원의 보증금을 요구하는 데다 비자 발급도 까다로워 중국인 승객이 뜸하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이 회사의 평균 승선율은 50~60%에 그치고 있는데 특히 중국인 승객은 전체의 5% 정도일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지 여행사들이 3박4일 상품을 200만원에 판매하는 등 가격을 높게 불러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시기적으로 더 이상 중국 특수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월드컵을 앞두고 올해 3개 여객선사가 경쟁적으로 항로를 개설했던 부산-일본항로는 중국 항로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다. 올 1.4분기 일본 항로 이용 승객은 모두 8만9천553명으로 지난해 11만7천463명에 비해 24% 가량 감소했다. 항로는 늘었지만 여객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일부 여객선사의 경우 이달 들어서도 승선율이 50% 수준에 그쳐 월드컵 특수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일본 항로 여객 감소는 일본에서도 월드컵이 열리는 데다 뒤늦게 객실이 쏟아져 여행사와 여객선사들이 미처 단체 관광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일본 항로를 운영하는 M사 관계자는 "갑자기 객실 공급만 늘다 보니 여객선사들이 승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작년보다 승객이 20% 이상 늘어도 전체 여객선사들이 수지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