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행진을 거듭하며 개장초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다. 밤새 128엔대로 올라섰던 달러/엔 환율은 재차 127엔대로 반락하고 있다.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반영됐으며 전날 마감직전의 하락 분위기가 연장되고 있다. 최근 축적된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의 공급 전망과 주가 상승 등 원화에 우호적인 제반여건과 함께 고점 매도가 지배적인 거래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사가 급하게 내려갔다는 인식으로 하락 속도에 경계감이 붙어있는 가운데 정부나 외환당국이 수출경쟁력을 감안한 속도조절용 개입에 나설 여지도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55분 현재 전날보다 1.90원 내린 1,267.90원을 가리키고 있다. 밤새 NDF환율은 장중 연중 최저치 경신을 이으며 1,271∼1273.60원을 오간 끝에 1,272.50/1,273.5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70원 높은 1,270.5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하락 반전, 연중 최저치 경신에 나서며 9시 54분경 1,267.40원까지 흘러내렸으며 추가 하락을 꾀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이 시각 현재 127.72엔으로 뉴욕 마감가에서 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일본 경제상황은 엔화 강세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 전날에 이어 엔 강세 저지를 위한 구두개입에 나섰으나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에서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등 경제지표의 악화에도 불구, 증시의 뒷심 발휘 등으로 상승, 128.05엔을 나타낸 바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6억원, 19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 나흘만에 순매수에서 방향을 튼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아 시장이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이월된 것 같고 아래쪽으로 밀리니까 네고물량과 달러되팔기(롱스탑)가 함께 나오고 있다"며 "수급상 공급우위가 유지될 것 같고 반등시 매도하려는 시도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나 외환당국의 개입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속도조절용으로 강도가 세지 않을 것"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늘 거래는 1,266∼1,274원으로 넓게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