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부평공장 인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GM의 한국전략에서 핵심부분이 바로 부평공장입니다." 대우자동차 매각협상을 주도했던 김석환 사장은 이렇게 잘라 말했다. GM은 대우차 인수본계약을 맺을 때 연산 70만대를 상정해 사업계획을 짰고 이는 부평공장의 인수조건인 2교대 근무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와 함께 실제 GM측이 생각하고 있는 연간 생산규모는 90만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GM은 대우차를 단순 하청기지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승용차 부문에서 현대차를 제쳐야겠다는 비즈니스 플랜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L6매그너스와 칼로스에 하반기 출시계획인 누비라 후속모델(프로젝트명 J-200)과 내년초로 예정된 중대형 세단(P-100)을 합하면 시장 점유율을 곧 20%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내년에 매그너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SUV(스포츠형 RV)까지 나오면 경차 마티즈와 함께 완벽한 형태의 풀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J-200을 제외하면 주력 차종들이 모두 부평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한때 GM측이 협상 철수를 선언하면서 성명서 사본을 읽어줄 때는 아찔했습니다. 그러나 채권단과의 강한 교감속에 우리 측의 마지노선을 고수할 수 있었습니다." 김 사장은 GM과의 협상 하이라이트는 부평공장 인수의무화와 자산매각 가격 12억달러를 관철시킨 것이었다고 말했다. 자산 감가상각비 8천2백만달러와 리스채권 6백60억원을 넘긴 것도 부수적인 소득이라고 자평했다. 김 사장은 GM이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대우 대신 시보레 브랜드를 사용하려는 전략에 대해서는 다소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미지역의 경우 대우차 딜러는 5백여곳에 불과한 반면 시보레는 무려 5천여곳에 달해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신설법인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협상 당사자였던 내가 신설법인에 남으면 협상과정 자체에 대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이유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