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 업무는 법률행위의 연속이다. 최초 보증을 서줄 때부터 보험사고로 이어져 구상권을 청구할 때까지 보증보험 업무 전 과정에 걸쳐 법률 문제는 핵심 고려 사항이 된다. 심지어 영업사원들조차도 상당한 수준의 법률지식을 갖춰야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다. 자연스레 법무팀의 활동영역은 보증보험 업무 전반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법무팀이 사내에서 '또 하나의 보증보험사'로 불리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서울보증 법무팀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이제 갓 2년이 넘었다. 이전에는 부서내 하나의 '과'로 존재하며 제한적인 업무만 담당했다. 법무팀이 발족하는데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다름 아닌 외환위기였다. 서울보증이 회사채 등을 지급보증했던 대우그룹 기아자동차 등이 파산 화의 워크아웃 등 회사정리 절차를 밟으면서 효과적인 채권회수를 위해 체계적인 법률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서울보증이 채무자와 연대보증인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과 서울보증을 상대로 채권자들이 보험금을 달라는 소송이 크게 늘어난 것도 법무팀 발족을 앞당겼다. 2000년 4월 설립된 법무팀은 보증보험 법률 지식과 실무로 무장한 권익기 팀장이 중심이 돼 실무경력 10년 이상의 중견급 직원들로 짜여졌다. 그해 10월 서울보증의 고문변호사로 5년간 활동했던 김영덕 변호사(연수원 24기)를 사내 변호사로 영입하면서 진용이 갖춰졌다. 권 팀장과 김 변호사가 총괄하는 법무팀은 크게 법무파트와 송무파트로 나눠진다. 법무파트는 은행 투자신탁회사 등 외부기관과 계약을 맺을 때 법률 문제를 검토하는 일을 맡고 있다. 경영진이나 실무부서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도 김 변호사 등 법무파트가 제시한 법률검토 의견은 필수적으로 반영된다. 각 부서에서 쏟아내는 법률 질의에 대한 자문도 이들의 몫. 지난 2년간 4백11건의 질의에 답해 줬고, 직접 부서 담당자를 면담한 것도 4백53건에 달한다. 직원들의 법률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지난 2년간 4백41건의 각종 교육자료를 작성.배포하기도 했다. 송무파트는 각종 소송을 총괄한다. 현재 서울보증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소송건수는 대략 1만건. 대부분은 각 지점과 본점의 담당 직원들이 직접 소송을 수행하지만 사안이 복잡하거나 다툼이 있는 사건은 법무팀으로 이관된다. 소송가액이 10억원이 넘거나 상고심으로 넘어간 사건도 법무팀이 맡는다. 법무팀에 이관된 사건은 다시 두갈래로 나뉜다. 사실관계가 복잡하거나 보증보험 업무에 정통해야 풀 수 있는 사건은 법무팀이 직접 챙긴다. 그밖의 사건은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53명의 외부 변호사에게 넘긴다. 현재 법무팀은 1백건의 소송을 직접 담당하고 있다. 조만간 변호사를 1명 더 채용, 직접 담당하는 소송 건수를 두배 이상 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법무팀은 서울보증이 내놓은 모든 상품의 약관과 다른 금융회사와 맺은 협약서를 연말까지 모두 정비할 방침이다. 김 변호사는 "지난 2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수준 높은 법률자문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법무팀이 직접 소송을 수행하는 건수도 늘려 소송 비용도 10억원 이상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