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화폐 3백만장 돌파 ] 강원도 원주시에서는 지난달부터 학생용 버스 회수권이 없어졌다. 원주시 전자화폐 사업자인 에이캐시가 전체 2만4천명 학생중 1만8천명에게 에이캐시를 보급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자화폐가 인기몰이에 나서며 스마트(칩)카드 확산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주로 교통카드를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전자화폐가 소비자들에게 칩카드의 편리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 것. 전자화폐는 IC칩에 일정한 돈의 가치를 암호화해서 적립한 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 주로 소액결제용으로 이용된다. 국내 전자화폐 시장은 2000년부터 태동하기 시작해 이제 막 2년을 넘겼다. 현재 몬덱스 비자캐시 에이캐시 케이캐시 마이비 등 5개의 전자화폐사가 시장쟁탈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의 싸움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점화, 향후 2∼3년 내에 승패의 명암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이 아직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수동적으로 카드를 발급받아 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별화된 기능과 마케팅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 우열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급된 전자화폐 카드 수량은 3백만장을 넘어섰다. 금융회사에서 소비성향이 강한 10대에 적합한 전자화폐 제휴카드상품을 잇따라 개발하고 있어 전자화폐시장의 성장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전자화폐시장이 스마트카드의 확산과 더불어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소액결제라는 틈새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마케팅 전략에 따라 흥망이 결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체별로 보면 선발주자인 몬덱스코리아는 대형 유통업체와 제휴처를 중심으로 10대 대상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몬덱스는 일본 정부 및 몬덱스재팬과 공동으로 월드컵 기간에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다기능 IC카드 실용화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비자캐시는 한발 앞선 모바일서비스를 주요 차별화 요소로 삼고 있다. 신용카드업계 최대 회사인 비자, 통신업계 강자인 SK텔레콤과 제휴전략을 펴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에이캐시와 마이비는 버스카드 등 교통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에이캐시는 신용카드회사들이 대거 참여해 카드 발급에 유리한데다 지역밀착 마케팅을 펼쳐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마이비는 부산지역의 교통카드시장을 평정한 뒤 점차 세력권을 북상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케이캐시는 금융결제원이 주체여서 은행창구를 활용한 마케팅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