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호텔이 외부에서 직영하는 '호텔 밖 호텔레스토랑'에 손님이 몰려들고 있다. 주말 식사시간이면 30분 가량 기다리기 일쑤다. 별실을 얻으려면 1주일 전에 예약해야 하는 곳도 생겨났다.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호텔과 똑같은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음식값은 15∼20%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런 레스토랑들은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인근이나 강북 도심에 몰려 있다. 지배인 주방장 웨이터 등은 모두 순환 근무하는 호텔 직원들이다. 따라서 음식 맛과 서비스는 특급 호텔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도 호텔 밖에 있다는 이유로 음식값의 10%에 해당하는 봉사료를 받지 않는다. 가격도 호텔보다 5∼10% 낮게 매겨져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세아빌딩 지하 1층에 있는 중식당 '도원'. 지난 1·4분기에 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프라자호텔의 '효자 매장'이다. 이곳은 호텔급 음식을 즐기려는 고객들로 저녁마다 만원을 이룬다. 3백50개 좌석 중 별실 13개는 1주일 전에 예약해야 자리를 구할 수 있다. 주차장엔 에쿠스 체어맨 등 고급 승용차들이 즐비하다. 삼성동 코엑스컨벤션센터 2층에 있는 '비즈바즈'는 호텔식당 대중화에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로 꼽힌다. 조선호텔이 직영하는 이 레스토랑은 이미 10여편의 드라마와 CF로 텔레비전에 선보인 곳이다. 주고객은 20∼40대 직장인. 주말엔 가족 단위 고객이 많아 20∼30분씩 기다리는 경우도 잦다. 한식 중식 양식 태국식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객단가가 2만∼3만원이나 되는데도 손님이 많아 일평균 매출이 1천7백만원을 웃돈다. 신라호텔은 종로 국세청빌딩 33층에서 '탑클라우드'라는 레스토랑 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바닷가재스파게티(3만2천원),모듬해산물 석쇠구이(3만3천원),귤소스 도미구이(2만9천5백원) 등 호텔식 퓨전메뉴가 나온다. 신라호텔 장우종 과장은 "90석 레스토랑과 2백40석 카페의 하루 매출이 1천4백만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4층 '피가로의 그릴'도 신라호텔이 직영하는 레스토랑이다. 뷔페는 3만원,스테이크 스파게티 등 일품요리는 1만∼2만원대에 즐길 수 있다. 이곳은 공연을 관람하러 온 '문화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호텔 한식당이 호텔 밖으로 나가 성공한 사례로는 성북동 삼청각의 '아사달'을 들 수 있다. 프라자호텔이 지난해 10월 오픈한 곳으로 전망 좋은 창가 좌석의 경우 1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교자상 세트(6만∼8만원대)와 일품메뉴(2만5천∼5만원대)가 있다. 좌석수는 76개에 불과한데도 지난 1·4분기 매출이 25억원을 넘어섰다. 프라자호텔 관계자는 "호텔 4층에 있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1.4분기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며 "호텔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강남을 중심으로 레스토랑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