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마케팅'이 고사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팀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 선수(29)가 허벅지 부상으로 한 달간 장기 결장하면서 '박찬호 특수'가 완전히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찬호의 상품성을 믿고 투자했던 기업들이 재미를 보지 못하고 관련 마케팅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박찬호와 1년간 광고모델계약을 맺고 1차에 이어 2차 광고를 내보내고 있지만 투자비에 비해 만족할 만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경쟁사들이 일류모델을 앞세워 광고전을 펼치자 무려 8억원의 초특급 모델료를 지불하고 박찬호를 모델로 내세웠다.

그러나 박찬호의 결장이 1일로 한 달을 넘기자 '투자비에 걸맞은 광고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박찬호가 상반기에 출장하더라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오히려 성적이 더 나빠질 경우 카드 광고에 마이너스 효과를 미칠 수도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박찬호 티셔츠와 야구패션 야구용품을 파는 스포츠용품시장에는 이미 찬바람이 일고 있다.

예년 이맘때 같으면 시즌 초의 뛰어난 성적으로 박찬호 얼굴과 소속팀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 등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그러나 올해는 정반대다.

두산타워와 밀리오레 프레야타운 등에서는 박찬호 셔츠와 모자 등이 팔리지 않아 재고가 잔뜩 쌓여 있다.

아예 야구패션을 철수하고 축구패션을 강화하는 매장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4층에서 박찬호와 김병현 선수 모자 등을 팔고 있는 '튀는아이'의 전주열씨(26)는 "박찬호가 옮겨간 텍사스 레인저스팀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모자를 많이 준비했는데 전혀 팔리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찬호가 LA 다저스에 있을 때는 모자가 하루에 10개 이상 팔렸다"며 "상반기 박찬호와 관련한 장사는 망친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동대문야구장 상가 스포츠용품점도 최근 축구용품에만 매기가 있을 뿐 야구용품을 찾는 학생이 급격히 줄었다.

월드컵 축구 열기 영향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박찬호 바람이 불지 않은 탓이라고 주변 점포 관계자들은 전했다.

MBC는 거액을 주고 중계권을 따냈으나 박찬호 경기 감소로 광고 수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