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정책 기조 전환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30일의 경제정책조정회의가 당분간 종래의 큰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황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한다.

어느정도 예견됐던 결과이긴 하지만 잘 된 선택이라고 본다.

더구나 취임 한달을 맞은 박승 한은총재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화정책과 관련,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정도의 급격한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힘으로써 경제상황 인식에 있어서 경제부처와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해준 것은 퍽 다행스런 일이다.

물론 경기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이에 대한 경계심을 늦춰선 안된다는데 이의가 있을 수는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중 산업활동동향을 보더라도 산업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4.4% 증가하고 소비도 8.2%가 늘어나는 등 경기의 견조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여전히 수출과 설비투자의 회복조짐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대목이다.

지난 1.4분기 수출은 여전히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설비투자도 2% 증가에 그쳤다.

특히 최근들어 세계경기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경기지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은 주의깊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자칫 그간의 경기상승이 반짝경기에 그칠 우려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의 미국증시 폭락과 국내주가의 큰 폭 하락, 미 달러화 약세와 그에 따른 원화강세 현상 등을 일시적 불안요인으로만 치부해 버릴 일은 아니다.

우리는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경기과열 또는 물가불안에 대한 선제적 정책대응의 필요성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은 그 때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수출촉진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지원대책을 폭넓게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주택경기 과열과 소비성 가계대출 증가 등은 사안별로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되 급격한 금리인상 등 경제 전체에 충격을 주는 안정정책으로의 선회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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