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과 혼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노사정위원회는 지난 25일 조정안을 내놓고 다음달 4일까지 노사 양측의 의견을 모아 최종안을 마련키로 했다지만 노사 모두 조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아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는 경제단체간에 약간의 입장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노사정위 조정안이 연차휴가일수와 시행시기 등 핵심쟁점에서 노동계의 주장을 지나치게 많이 반영했다는 이유로 '수용불가'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9일의 경제5단체 회장단 모임도 이같은 입장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선에서 그친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연맹은 노사정위 합의에 의한 주5일 근무제 시행은 물건너갔다고 보고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을 유급휴일로 하는 단체협상안을 만들어 올해 임단협에서 이를 관철시켜 오는 7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와중에서 공무원들의 주5일 근무제가 지난 27일 처음으로 시범실시됐으니 앞뒤가 뒤죽박죽인채 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꼴이다. 우리는 노사정위가 스스로 정한 최종시한에 쫓겨 무리하게 주5일 근무제를 강행해선 안된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주5일 근무제가 공약사항이라고는 하지만 현정권 임기내에 반드시 첫 발을 내디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해당사자간에 합의를 본 후 시행해도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터인데 하물며 합의도 안된 안을 정부 혼자 밀어붙인다는 것은 화를 자초하는 일이 되기 쉽다. 특히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든 지금은 무리를 해서까지 근로시간을 단축할 시기가 아니다. 현행 법정근로시간(주 44시간)을 지키기조차 어려운 것이 우리의 기업현실인데 갑자기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단축하면 생산현장에 얼마나 많은 혼란과 차질이 빚어지게 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기업에 추가부담을 주게 될 주5일 근무제를 당장 실시하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도 기업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주5일 근무제 도입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사정간의 합의와 국민적 컨센서스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정책과제일수록 명분보다는 현실에 맞춰 풀어가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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