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수도권 인구 3백여만명의 시선을 잡기 위한 외국기업들의 마케팅활동이 한창이다. 지하철 역과 차량내에 광고물을 붙이는 것은 국내외 기업을 가릴 것없이 오래전부터 유행했지만 최근 월드컵을 앞두고 일부 외국 기업들의 파격적인 지하철 마케팅 아이디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2호선 삼성역 코엑스 연결통로에 축구 벽지를 발라 눈길을 끈 나이키스포츠코리아. 지금은 대구와 부산의 지하철 역사에서 같은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 24명과 한국 대표팀 이미지를 3M 접착지에 인쇄해 벽을 도배한 것. 지하철 운행이 끝난 새벽시간을 이용,하루밤만에 작업을 끝내 "깜짝 효과"를 노리고 있다. 나이키는 이 벽지를 오는 6월말까지 붙여놓을 예정이다. 이 회사 월드컵 마케팅담당 백은경씨는 "움직이는 지하철은 비공식 스폰서들이 월드컵 경기장 반경 2km 이내에서 광고를 할 수 없다는 FIFA의 규정을 어기지 않으면서 월드컵 경기장 주변까지 광고 효과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광고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JVC코리아도 지하철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을 하루 8~9회씩 지나가는 6호선 8량짜리 열차 한대를 빌려 JVC의 월드컵 관련 광고들을 채워넣은 "JVC 월드컵 열차"를 운영중이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 지하철역의 경기장 연결 통로에는 초대형 와이드 광고판을 설치했다. 이 회사의 마케팅담당 엄성호 부장은 "지하철은 하루 평균 이용자수가 3백만명에 달하며 잠재고객층의 주목도와 집중도가 높다는 점에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한국후지필름은 서울시 도시철도공사가 주관하는 월드컵 홍보기념 승차권 발매와 지하철내 월드컵 안내간판 설치를 후원하고 있다. 6월말까지 판매될 월드컵 기념 승차권에는 "2002년 FIFA 월드컵의 해"라는 홍보 문안과 함께 후지필름의 월드컵 로고가 새겨져 있다. 월드컵 안내간판은 월드컵의 성공개최를 위해 지켜야 할 에티켓과 월드컵 주요 경기 일정 등이 담겨 있다. 한편 월드컵과는 무관하지만 한국존슨도 최근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향기나는 지하철"캠페인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살포식 방향제인 그레이드를 뿌려 만든 꽃장식을 선보인 것. 한국 네슬레는 지하철 3호선 한대를 통째로 전세 내어 "네슬레 열차"를 내년 2월까지 예정으로 운영중이다. 지하철 모든 칸의 벽과 천정에 네슬레 제품 광고를 하고 있으며 계절에 따라 폴로사탕이나 냉커피용 믹스인 네스카페쿨 등을 승객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