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즐겨라" 송기혁 사장의 경영 철학은 이 한마디에 녹아 있다. 즐기는 기분으로 일을 하다보면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것. 72년 금호실업(현 금호타이어) 라이베리아 지사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그는 본국에 타전했던 내용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첫 거래 성공, 벨벳 원단 1만2천야드,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 2백세트 선적요망' 식인종이 산다며 무서워 하는 어린 두 아들을 달래면서 따낸 어려운 첫 계약이었다. 오로지 젊음과 용기, 그리고 의욕 하나로 밟았던 적도의 땅에서 뭔가를 성취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송 사장은 회상한다. 북한대사관을 한국 대사관으로 알 정도로 '코리아'에 대한 인식이 없는 땅에서 가전제품 섬유 타이어 농기구를 팔 수 있었던 것은 뜨거운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바이어를 감동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95년 4월, 금호타이어 중국 남경공장 기공식을 마치고 중국측 손님 7백여명을 모신 만찬 석상에서도 일을 '즐기는' 송 사장의 기질이 여지없이 발휘됐다. 당시 금호타이어 부사장이던 그는 박성용 명예회장의 권유를 받고 '대니보이(Danny boy)'를 열창, 기립박수를 받았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항상 흥겨움과 신바람을 주도할 줄 알아야 한다는게 송 사장의 지론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송 사장은 경영인은 끝없이 배워야 자신의 잠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한 그는 재무와 관련한 전문 지식을 갖추지 못했다. 우연히 재무 담당 임원을 맡았을 때 송 사장은 담당 과장으로부터 원장과 시산표를 작성하는 방법을 배울 정도로 회계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덕분에 재무 담당 임원을 5년3개월 동안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송 사장은 일을 즐기는 사람은 기업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일을 찾아나선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을 즐길 수 있는 영업 환경을 조성하길 원하고 있다. 산을 좋아해 주말이면 친구들과 청계산에 오르고 퇴근하면 한강변을 뛰면서 사업을 구상하는게 그의 요즘 큰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