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메모리 부문을 매각한 후 남는 잔존법인에 대해 13.5 대 1의 감자(자본금 줄임)가 추진된다. 또 채권단 중 담보가 없는 금융회사들은 최악의 경우 채권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할 전망이다. 외환은행은 26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하이닉스 매각 양해각서(MOU)와 구조조정계획 설명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외환은행은 설명회에서 잔존법인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 무담보채권 3조5천6백60억원 중 50%인 1조7천8백20억원을 탕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담보채권 5천7백억원과 신규 차입금 6천5백80억원,미국 유진공장 부채 1조3천억원은 탕감 대상 부채에서 제외시켰다. 이렇게 할 경우 하이닉스 잔존법인의 차입금은 6조1천9백20억원(3월 말 기준)에서 3조9백20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외환은행은 또 3조원 규모의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2억달러 출자가 완료되면 잔존법인의 자본금이 19조8천9백6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13.5 대 1의 감자를 실시,자본금을 1조7천3백30억원으로 줄이자고 제시했다. 이같은 채무 재조정이 이뤄질 경우 하이닉스 잔존법인의 자산은 6조2천2백50억원,부채는 6조2천2백60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은행은 또 하이닉스 매각 대금 38억달러(마이크론 주식 주당 35달러로 평가) 중 유진공장 부채상환 자금 등을 제외한 약 10억달러는 △우발채무 대비 △주식매수청구권 대응 △반대매수청구권 대응 △주식처분 비용 등에 우선 지출하고,남는 돈을 무담보 채권자에게 배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신 리스 증권 등 무담보 채권자들은 최악의 경우 채권을 한 푼도 못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맨하탄 호텔에서 투신사 등 제 2금융권 사장단을 소집,하이닉스 매각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MOU 체결에 동의해 주도록 설득했다. 이 회의에는 이덕훈 한빛은행장도 참석,"투신사들이 오는 2005년까지 채권을 50% 이상 회수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은행에 비해 투신사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