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君不用鐫頑石, 권군불용전완석, 路妻行人口似碑. 노처행인구사비. -------------------------------------------------------------- 그대에게 권하노니 딱딱한 돌에다 자기 공적 새기려 하지말라. 길 가는 나그네의 입이 바로 비석이니라. -------------------------------------------------------------- 송 보제(普濟)가 '오등회원(五燈會元)'에서 한 말이다. 금석(金石)에 치적이나 공로를 새겨서 후손에게 전하고,청사(靑史)에 이름을 남기는 일은 큰 뜻을 품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일들이다.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는 지방관의 선정(善政)이나 특정개인의 공덕(功德)을 기리는 비석들이 유난히도 많다. 이들 비석들에 새겨진 내용이 모두 진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그 유례가 드물만큼 훌륭한 인물이 많았고 살기 좋았던 나라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반대로 그것들이 모두 조작이나 강요에 의하여 세워졌던 것이라면 오히려 부끄러운 역사의 현장이오 증거물이라 할 것이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