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차세대전투기(FX)로 보잉의 F15K가 확정됨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던 국내 항공산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잉은 절충교역(군사장비를 외국에서 사올때 기술이전 국산부품수출 등 반대급부를 상대에 요구하는 조건부 교역방식) 협상을 통해 부품제작분야에서 향후 10년간 13억8천5백만∼14억3천6백만달러 규모의 제작물량을 국내 항공산업계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민수는 물론 군용기 주요 기체구조물, 엔진부품, 항공전자장비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제품들이 포함돼 있다. 일자리 창출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항공산업계는 FX 절충교역프로그램 등을 통해 향후 8년간 항공우주산업에 연평균 3만명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번 FX 사업은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한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부 조달본부 관계자는 "부품제작 협상은 협상 우선순위를 조정해 경제성있는 민수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초첨을 맞췄다"며 "특히 자주 쓰는 부품은 향후 30년간 운용될 것에 대비, 1백% 국산화를 추진토록 기술이전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산업업체들의 사업 참여 기회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총 40대중 초도물량 8대분을 제외한 나머지 32대분의 주날개와 전방동체를 생산하게 된다. KAI는 교체용 주날개와 꼬리날개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KAI는 또 우리나라 외 제3국에 대한 F15 전투기 추가판매시 주날개와 전방동체를 공급하기로 보잉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이와 함께 보잉이 추진하는 신규 항공기 동체 개발프로젝트에 '리스크공유 파트너'로 참여해 개발부터 생산까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삼성테크윈은 F15K와 기타 항공기 엔진부품을 절충교역으로 생산하게 된다. 엔진공급업체로 확정된 GE사의 엔진기술을 도입해 면허생산하는 문제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종합기계는 F15K에 장착되는 광학식 관성항법장치를 공급하게 된다. LG이노텍은 레이더부분의 핵심부품, 전방시현장치(HUD)중 구매품 4종을 제외한 모든 구성품의 생산을 맡게 됐다. 이밖에 ㈜한화는 F15K의 수평꼬리날개 등 5종을, 삼성탈레스는 전파교란기(Jammer),레이더경고 수신기(RWR) 등 항공전자 장비를 각각 생산한다. 한국화이바 위아 한국로스트왁스 등도 절충교역으로 부품제작에 참여하게 된다. 보잉은 이와 별도로 민.군용기 정비 및 개조, 훈련기 수출지원, 한국형 전투기 및 다목적 헬기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지원을 약속하는 '한국의 항공우주산업 장기발전 계획'을 만들어 우리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