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생산 전문서비스(EMS)가 전자 정보통신 등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핵심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IT 업계도 국제 경쟁력 향상과 글로벌 소싱 확대를 위해 EMS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전세계 EMS 시장규모는 지난 96년 이후 통신기기와 컴퓨터를 중심으로 연평균 41.7% 고성장을 거듭,2000년 1천5백10억달러에 달했다. 2004년엔 시장규모가 2천6백억달러로 커지고 2010년에는 세계 IT생산의 50%를 웃돌 전망이다. 김상열 산자부 생활산업국장은 "EMS 기업을 물색중인 일본 전자업체들은 중국보다 생산기술과 설비에서 앞선 한국을 선호한다"며 국내 EMS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EMS란=생산만을 전문화해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관련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다. EMS기업은 기술·부품 표준화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부품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를 낮출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발주업체들은 생산설비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고 연구개발(R&D)과 제품설계 마케팅 등에 집중해 신속하게 시장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김춘호 전자부품연구원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자업체들은 생산 부문을 아웃소싱한 EMS 기법을 세계에서 처음 도입,일본을 추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동향=EMS 시장규모(2000년 기준)는 미국이 7백55억달러로 절반을 차지했고 △유럽 4백억달러 △아시아 1백51억달러 △일본 70억달러 등의 순. 세계 EMS 1,2위 업체인 미국 솔렉트론(1백68억달러)과 플렉스트로닉스(1백12억달러)는 세계 각지에 생산거점을 확보,노키아 인텔 시스코 등의 IT제품을 위탁생산한다. IBM은 2억달러 규모의 영국과 미국공장을 EMS기업인 산미나와 SCI에 팔았다. 모토로라도 올해 미국 휴대폰 공장을 폐쇄하고 셀리스티카에 10억달러 규모의 제품 생산을 아웃소싱할 예정이다. ◇국내 업체 대응=일부 중견업체를 제외하곤 아직 EMS 준비단계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 등 대형 전자업체들은 EMS 도입에 소극적이다. R&D와 브랜드에서 열세인 중견기업 중 삼보컴퓨터는 EMS 업체로의 변신을 모색중이다. 한국컴퓨터도 작년초 EMS 사업부를 신설했다. 무선전화기 제조업체인 NIS테크 등 6개 중소기업은 설계 디자인 생산 금형 등 공정별 EMS컨소시엄을 구성,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기는 솔렉트론의 납품업체로 등록,올해 칩 부품 등 5개 품목의 4백2억원어치를 납품할 계획이다. 한편 산자부는 이달중 'EMS 기업협의회'를 구성하는 한편 상반기중 'EMS 활성화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