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점에서 근무하는 과장급(4급) 은행원이 혼자 1천억원의 고객자산을 관리하고 금리결정권까지 행사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기업은행 워커힐 지점의 재테크상담사(PB) 오세중 과장(43). 현재 오 과장이 관리하는 고객자산은 1천억∼1천30억원에 달한다. 고객 수는 7백여명으로 1인당 평균 자산이 1억5천만원 수준. 고객은 대부분 부유층 아파트 단지로 알려져 있는 워커힐 아파트 주민들이다. 2년 전인 2000년5월부터 이 지점에서 PB로 활동중인 오 과장의 영업신조 1호는 '은행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 한다'는 것. 실제로 그는 30억원을 예금하려는 고객에게 다른 금융권의 분리과세 상품을 섞도록 권유해 3천만원의 세금을 절약해 주기도 했다. 증여문제로 고민하는 고객에게는 세무사가 제시한 세액보다 3천만원을 줄이는 요령을 상담해 줬다. 우량 고객에게는 자신의 재량으로 금리를 더 얹어주기도 한다. 오 과장을 전적으로 신뢰한 전승국 지점장이 그에게 금리 전결권을 준 것. 이러다보니 금세 아파트 단지내에 "기업은행 오 과장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이웃의 권유를 받은 고객들이 수억원씩 뭉칫돈을 들고 다시 찾아왔다. 이혼한 부부가 위자료, 재산분할 문제까지도 상담을 요청해온 사례도 있었다. 오 과장은 "예금 실적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걸 고객입장에서 고민하다보니 신뢰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