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는 지난 97년에 충치예방과 맛을 모두 고려한 "자일리톨F"를 선보였다. 하지만 광고 제한에다 가격 저항까지 겹치면서 결국 시장 정착에는 실패했다. 롯데제과는 이같은 실패를 교훈 삼아 2년여간 제품설계에서 시장조사와 마케팅 전략에 이르기까지 원점에서 다시 출발,오늘날의 자일리톨껌을 개발해 냈다. 롯데 자일리톨껌은 지난해 단일제품으로 1천9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낱개로는 약 18억개가 넘는 것으로 우리나라 전체 국민(4천5백만명)이 지난 1년간 1명당 40개씩 씹은 셈이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롯데 자일리톨껌은 롯데제과 전체 껌 매출의 70%,껌 시장 전체의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겼다. 이에 힘입어 이 회사는 지난해 두자리수의 매출 신장률(10.6%)을 나타냈고 껌 시장 점유율도 60%대에서 70%대로 뛰었다. 올들어서도 롯데 자일리톨껌은 1.4분기에 4백39억원 어치가 팔려 지난해 동기(1백50억원)의 3배에 육박하는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이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목표치인 2천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롯데제과는 보고 있다. 자일리톨껌의 돌풍은 달콤하고 시원한 맛과 부드러운 촉감에 일단 힘입은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시원한 민트향과 대체 감미료인 자일리톨의 청량감이 결합되면서 그 어떤 제품보다도 입안의 상쾌함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씹어 본 소비자들은 한결같이 이 제품을 다시 찾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롯데 자일리톨껌은 껌 시장에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포장형태의 변화가 가장 혁신적인 것이었다. 신세대의 취향을 살려 전통적인 판 형태의 폭을 좁게 만들었고 알약 형태도 개발했다. 여기에 조그마한 케이스로 포장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특히 알약 형태의 코팅껌은 5백원짜리 케이스제품 외에 약병 모양의 프라스틱 병에 넣어 3천원 5천원의 두가지 가격으로 팔고 있다. 기존 껌에 비하며 엄청난 고가에도 불구,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자일리톨의 마력을 실감케해주고 있다. 병 모양의 제품은 보통 식탁과 거실 등 가족이 모이는 곳에 주로 놓여 그동안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개인용"에서 벗어나 함께 즐기는 제품으로 위상을 새롭게 굳힌 것이다. 롯데제과는 지난 1월 기존의 자일리톨 껌에 치아 재석회화 기능까지 겸비한 "자일리톨 +2"를 출시했다. 충치를 예방하는 자일리톨뿐만 아니라 치아 재석회화 효능이 있는 후노란(해조 추출물),인산칼슘 등을 추가로 첨가해 치아 표면 재생기능까지 겸비한 제품이다. 이와 함께 운전자와 수험생을 위한 졸음방지 기능의 자일리톨껌 "노슬립"도 선보이는 등 끊임없는 제품개발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