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하이트맥주는 창의적인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난 93년 5월에 첫선을 보인 하이트맥주는 당시 "지하 1백50m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수로 만들었다"는 깨끗함을 앞세웠고,이것이 대박을 터뜨린 계기가 됐다. 시판 4개월만에 1백만 상자가 팔리는 판매량을 기록,시장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이후 출시 3년만인 96년에 마침내 맥주1위 자리에 등극했다. 이후 선두 자리를 줄곧 유지,올 2월말 현재 시장점유율 56%를 기록하고 있다. 하이트돌풍은 제조공법 및 원료의 차별화에 있다는 게 하이트측의 설명이다. 첫선을 보인 지난 93년 당시엔 깨끗한 환경이 전국민적인 화두였다. 하이트는 이 점을 제품에 연결시켜 국내 최초로 지하 1백50m에서 끌어올린 암반천연수를 사용했다는 것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췄다. 깨끗한 물을 마시고 싶어하는 소비자에게 깨끗한 술이 있다는 점을 집중공략한 것이다. 이것이 그대로 적중했다. 제조공법에서도 기존의 방식과 차별화된 비열처리 방식을 도입했다. 맥주의 4대 원료는 맥주보리 호프 효모 그리고 물이다. 맥주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열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맥주성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물이 깨끗하지 않고는 채택하기 어려운 공법.비열처리는 깨끗한 물을 사용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또다른 마케팅전략이었던 셈이다. 차별화된 마케팅전략도 주효했다. 국내 최초로 맥주병목에 상표와 보조상표를 부착했다. 제품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은박으로 맥주병목을 둘러싸 고급맥주의 이미지도 창출해냈다.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첨가한 것도 소비자들의 손길을 끈 요인중 하나다.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캔맥주를 개발,호평을 받았다. 온도계 마케팅은 아이디어의 절정으로 업계의 화제가 됐다. 최적의 음용온도 섭씨 7도에서 "푸른색 OK" 마크가 나타나도록 해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이 온도계 마케팅은 95년 7월 암반수 온도표시 마크가 효시다. 이후 온도계 마케팅은 계속적으로 새롭게 각색됐다. 신호등 모양으로 바꿔 상온에서는 빨간색만 드러나고 마시기에 적합해진 때인 7도가 되면 파란색으로 바뀌게 했다. 차별화된 서비스인 셈이다. 특히 "아이씨 캔(IC Can)" 맥주는 남아있는 맥주량을 알려주는 독특한 제품.온도변화를 감지하는 특수잉크를 캔 바깥쪽에 칠해 잔여량을 표시한다. 최근에는 브랜드 키퍼(Brand keeper)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하이트맥주 제조연월일과 생산라인 공장 제조시간 생산담당자실명을 제품에 부착,투명성을 높히고 있다. 이는 하이트가 원료에서 소비단계에 이르기까지 인적 물적 제도적으로 최고의 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이같은 브랜드가치의 지속적인 유지 노력을 통해 지난해 1월 산업자원부의 의뢰를 받아 산업정책연구원(ISP)이 발표한 "국내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에서 식음료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