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대우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로 매각되는 것과 관련해 국내 측근 인사에게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김 전회장과 연락이 닿은 한 인사는 14일 "김 전회장은 채권단이 대우차를 지나치게 헐값에 GM에 넘기는데 대해 비통한 심경을 피력했다"며 "GM과의 매각 본계약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우차는 김 전회장이 가장 많은 애착을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영'의 중심축으로 키운 회사다. 측근 인사가 전한 김 전회장의 근황을 종합해 보면 김 전회장은 대우그룹이 파탄을 맞은 데 대해 아직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나 채권단이 의도적으로 대우그룹 해체를 '기획'했으며 자신이 애써 일군 해외 네트워크를 사장시켰다는게 그의 일관된 주장인 셈. 김 전회장은 측근들로부터 귀국 후 대응 시나리오 3∼4가지를 받아들고 귀국 시기를 재고 있다고 한다. 이와함께 옛 대우 계열사들의 정상화 과정과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자신이 국가 경제에 부담을 안긴 '죄인'이라는 점은 수긍하지만 그렇다고 기업을 통해 개인적인 치부를 꿈꾼 '파렴치범'은 결코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세계 경영'은 한국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할 지향점이었고 자신은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을 일반 국민들이 알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 전회장은 귀국에 앞서 올해 대통령 선거와 자신의 귀국이 갖는 묘한 '함수관계'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권이 자신을 정쟁의 도구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전회장의 건강은 일반에 알려진 것과 달리 상당히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객지생활에 피로감을 느끼고는 있지만 특별한 병색은 없다는 것. 평소 생활은 가벼운 산책과 독서, 회고록 집필 등에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