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330원대를 등정하며 1년여중 가장 높은 수준에 마감했다.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 등 매수요인이 앞섰다. 달러/엔 환율 상승, 외국인 주식순매도 전환 등 상승 재료가 곁들여졌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원 오른 1,332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4월 10일 1,334.10원에 마친 이후 1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자 연중 최고치. 개장부터 역송금수요의 등장이 월중 최고치인 1,333.50원을 기록하게끔 유도했고 규모는 2억달러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시간외거래에서 순매수 전환했던 외국인은 이날 순매도로 다시 바뀌면서 시장 수급이 여전히 충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1,330원대 레벨 경계감이 상존, 업체 네고물량 공급은 이뤄졌으나 환율 반등을 이끌만한 규모는 되지 않았다. 정유사의 결제수요도 매수요인으로 작용했다. 달러/엔이 130엔대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점과 외국인 주식순매도 등으로 달러매수(롱)심리가 둥지를 틀었다. ◆ 전 고점 1,335원 테스트 = 업체 네고물량외에 환율 하락요인이 눈에 띠지 않는 상황에서 전 고점을 향한 시도가 예상된다. 이 선을 넘어설 경우 1,337∼1,338원까지의 상승이 예견되고 있으며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여부가 관건이다. 또 물가에 미칠 영향을 감안, 전 고점을 넘어설 경우 당국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송금수요와 함께 정유사 결제수요가 방향을 틀면서 상당규모 유입됐다"며 "절대 레벨이 높다는 인식하에 계속 팔자가 있었으나 포지션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시의 외국인은 99년에도 4개월동안 8조원을 팔아치웠던 과거가 있음을 감안하면 순매수 전환 기대보다 포트폴리오 재구성 차원의 매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증시나 경제도 아직 불투명해 다음주 전 고점을 향한 테스트가 이뤄지면서 1,328∼1,338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이번주에 전반적으로 선물환 등 네고물량 공급이 꽤 많았으나 역송금수요와 역외매수 등 수요가 여전히 앞섰다"며 "외국인 순매도 기조가 다음주에도 꺾이지 않을 것 같고 물량 공급이 적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의 추가 상승과 외국인 순매도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어도 강보합 분위기를 견지할 것"이라며 "수급상황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1,327∼1,335원 범위에서 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 상승 요인 우세 = 달러/엔 환율은 상승세를 강화하면서 132엔대를 등정했다 . 전날 뉴욕에서 오름세를 유지하며 131.51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개장초 131.23엔까지 반락한 뒤 일본 정부 관계자의 엔 강세 저지발언 등으로 132.22엔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일본은행(BOJ)이 2개월 내리 경기판단을 상향하고 차익매물 등으로 반락한 달러/엔은 오후 4시 48분 현재 132.12엔을 기록중이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월례보고서를 통해 수출 증가, 기업실적 회복으로 일본 경제가 곧 바닥을 칠 것이라며 4월 경기를 상향 판단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 시간외거래를 통한 순매수전환이 일시적임을 상기시키며 거래소에서 751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켰다. 코스닥시장에서도 63억원의 매도우위였다. 매도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순매도 기조의 변경 가능성에 대해선 쉽게 단정짓지 못하는 눈치.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3.50원 높은 1,333.50원에 비정상적으로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이날 저점인 1,330.50원까지 내려선 뒤 한동안 1,331원을 경계로 시소했다. 개장과 함께 장중 변동폭이 확정됐던 셈. 이후 환율은 달러/엔 상승과 함께 역송금수요, 달러되사기(숏커버) 등 수요요인의 우세를 배경으로 10시 52분경 1,332.50원까지 올라섰다. 대체로 1,332원선에서 배회한 환율은 1,332.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32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1시 51분경 1,332.50원까지 올라선 뒤 네고물량 공급으로 2시 41분경 1,331.90원으로 되밀렸다. 이후 환율은 장중 저항선인 1,332.50원을 뚫고 오르기 위한 시도가 번번히 꺾인 채 1,332원선을 주로 거닐었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33.50원이며 저점은 1,330.50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3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8,6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4,6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5,000달러, 2억5,460만달러가 거래됐다. 13일 기준환율은 1,331.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