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컨설팅회사인 AC닐슨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영진들은 지난해 연차총회를 세계적 휴양지로 알려진 태국 푸겟에서 가졌다. 하지만 올해는 비용을 절감하고 이국적인 매력이 넘쳐나는 베트남으로 정했다. 지난달 회의에서 회사는 이미 하노이에 있는 한 호텔을 예약했다. 호텔방 가격은 하루당 1백20달러인인데 이는 푸겟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또 이번 회의에는 프랑스식 오페라하우스에서 40달러짜리 저녁 식사 스케줄도 포함됐다. 이 호텔을 예약한 멜린다 찬 벗츠 컨설턴트는 "저녁식사는 선택상황이지만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신기한 것들이 많고 편안함이 어우러진 베트남은 많은 기업체들의 회의장소로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은 기존에 알려졌던 인도네시아의 발리나 태국보다 지루하지 않고 무엇보다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싸다는 잇점이 있다. 그래서 최근에 국제회의나 회사의 회의장소로서 베트남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베트남과 미국의 쌍무무역협정이 발효됨으로써 외국기업들은 투자처로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별 다섯개 등급인 호치민의 카라벨레 호텔은 올해 회의장임대로 인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53%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00년까지도 호텔 전체 매출에서 회의장 매출은 미미했었다. 이 호텔의 매니저인 스테펀 오그라디씨는 "세계 정상의 기업들을 맞을 수 있을 만큼 손색없는 회의장소를 완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베트남의 여행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베트남인들이 회의장도 큰 수입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회의장소로서 베트남을 선호하고 있다. 코카콜라 소니 르노 BMW등도 하노이의 호텔을 찾고 있다. 이에따라 베트남항공도 해외여행객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베트남항공은 이번 달부터 2003년 5월까지 항공요금을 20~25% 할인해주겠다고 밝혔다. 또 베트남항공은 하노이관광회사와 6개의 특급호텔과 제휴했다. 베트남항공은 "하노이:당신들을 위한 회의 장소"라는 소책자를 만들어 탑승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 책자는 9.11테러이후 라이벌 국가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같이 반미 데모를 하는 국가와는 달리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베트남의 국제회의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베트남은 아직도 호주의 시드니나 싱가포르보다 통신시설 컨벤션센터등이 부족하다. 그래서 몇 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도로를 정비하고 항공터미널을 건설하는등 인프라 구축을 해왔다. 베트남항공의 항공편수도 늘었다. 예를 들어 현재 홍콩과 하노이를 하루 두번씩 운항하고 있다. 또 일주일에 싱가포르는 12회,서울은 5회씩 운항하고 있다. 도쿄 직항로는 오는 6월에 개설될 예정이다. 이로써 외국기업들은 언제 어느때나 베트남을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하노이 외에 해안도시인 당낭의 프라마 리조트에서 기업의 회의를 활발히 유치하고 있다. 이곳을 경험해본 외국인들은 "시원한 바다 공기가 머리를 맑게 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오는 곳"으로 평가했다. 세계적 보험업체인 푸르덴셜도 지금까지 1백 52년동안 영국 런던의 본사건물에서 마케팅 전략등 연례회의를 가져왔는데 이를 깨고 올해 연차회의는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열기로 했다. 또 푸르덴셜의 이 같은 결정은 베트남의 보험시장에 진출하려는 의도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최근 생명보험 등 보험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를 탈피 자본주의 세계로 편입되고 있는 베트남이 "굴뚝없는 산업인 관광 .국제회의 산업"을 발전시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정리=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 -------------------------------------------------------------- 이 글은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Hanoi Becomes New Destination For Companies'Conference"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