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수요우위에 힘입어 전날 하락 흐름을 끊고 소폭 상승했다. 외국인 주식순매도의 지속, 역송금수요의 유입과 함께 역외매수세 등이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 1,330원 언저리의 물량출회와 기싸움을 벌였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40원 오른 1,329.60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역송금수요,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 수요 등으로 오름세를 보인 환율은 위아래 레벨마다 두껍게 포진한 수급상황으로 등락이 철저히 제한됐다. NDF정산관련 역내 매수세가 1억달러 가량 있었으며 역외세력도 장 후반 매수세에 가담, 고점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1,330원에 대한 강한 경계감은 여전히 고점매도를 자극, 전자업체 등의 네고물량이 추가 상승을 막았다. ◆ 1,330원대 추가 상승 예상 =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대한 부담감이 시장의 달러매수심리를 유지시키고 있다. 1,330원대라는 레벨 부담감이 공존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전환 등의 뚜렷한 신호가 포착되지 않는다면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네고물량이 꾸준히 있었으나 밑에서 결제수요 등이 받치고 막판 역송금수요 여부가 약간 아리송하나 포지션은 약간 부족한 것 같다"며 "국내 은행권은 매도에 기울었다가 뒤집었고 외국계는 1,328원선에서부터 꾸준히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매수(롱)마인드가 여전히 유효한 상태이나 1,330원대는 경계감 등으로 애매하다"며 "달러/엔이 132엔대를 시도하고 역송금수요가 등장하면 1,332원까지 상승이 가능하고 아래쪽으로는 1,327원이 지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막판 역외매수세가 1,330원대를 시도했으나 일부 은행의 매도가 이를 가로막았다"며 "역송금수요가 자동차업체 등의 네고물량을 흡수했으며 역외도 1억이상 매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추가 상승 마인드가 있어도 1,330원대에서는 경계감이 강해 1,331∼1,332원 이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돌발적으로 강한 모멘텀이 주어지지 않으면 위아래로 막힌 흐름은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 하방경직성 지지 =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131.54엔을 기록한 뒤 이날 도쿄 오전장에는 보합권에서 등락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철수 소식으로 중동분쟁 해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엔은 차츰 상승, 한때 131.96엔까지 올랐으나 132엔 언저리의 차익매물이 추가 상승을 막았다. 달러/엔은 오후 4시 48분 현재 131.72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닷새째 주식팔자에 치중,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813억원, 1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환율의 하방경직성을 단단하게 다졌다. 지난 4일이후의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은 투신사 수익증권으로 전환, 외환시장에서 매수세로의 등장이 미약했던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분석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30원 높은 1,328.50원에 출발한 환율은 9시 52분경 이날 저점인 1,328.40원으로 내렸다. 이후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와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 수요로 10시 3분경 1,329.50원까지 올랐다. 고점인식 매도세 등으로 1,328원선으로 되밀린 환율은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재차 등장, 1,329원을 축으로 소폭 시소한 끝에 1,329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높은 1,329.1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수급공방을 펼치며 1,328.80∼1,329.30원 범위에서만 등락했다. 이후 역외매수세가 네고물량을 흡수하면서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3시 58분경 이날 고점인 1,330원까지 올라섰던 환율은 추가 상승은 억제된 채 1,329원선 후반을 거닐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330원이며 저점은 1,328.40원을 기록했다. 하루변동폭은 불과 1.60원에 그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6,3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8,0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8,020달러, 2억2,310만달러가 거래됐다. 10일 기준환율은 1,329.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