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 한국유통정보센터 이사장 > 최근 들어 우리 경제계에 희망찬 뉴스가 전해지고 있다. 얼마 전에 발표된 국가신용도의 A등급 회복, 국내외 각종 경제연구 기관들의 높은 경제 성장률 전망, 그리고 각종 경제지표의 호전 등 그 어느 때보다 밝은 소식을 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우리 경제가 경험했던 어려웠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현재의 장밋빛 지표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한번 거듭나기 위해서 정부 기업 등 모든 경제주체가 한 곳으로 노력을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간 협력(Collaboration)이 요구된다. 사실상 지금까지 우리의 기업환경은 치열한 경쟁구조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경쟁구조가 어느 정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협력업체 및 경쟁업체 모두가 윈-윈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단순 경쟁보다는 협력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 업계 학계 등 모든 경제주체가 SCM(공급망관리)을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하나의 새로운 경영혁신 패러다임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아끼지 않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국내 SCM 활동을 살펴보면 비록 선진국보다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3년 전에 결성된 '한국 SCM 민.관 합동추진위원회'의 주도 하에 업계에 대한 인식제고, 국제표준 보급, 시범사업 추진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그 결과 가시적인 성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들중 몇개 기업을 열거해 보면 유통업체로는 신세계 이마트, 롯데 마그넷, LG유통 등이 있으며 제조업체로는 오뚜기, 유한킴벌리, 제일제당, 풀무원, LG생활건강,한국P&G 등이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새로운 경영혁신 패러다임으로 SCM을 정착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바코드(EAN/UCC), 전자문서(EANCOM), 전자카탈로그(KorEANnet) 등의 기반기술 확산이 요구된다. 이중에서도 특히 국제표준으로 통용되고 있는 바코드(EAN/UCC)의 보급.확산이 가장 중요한데 현재 식품 산업과 의약품, 화장품 및 음반 등에 국한된 바코드(EAN/UCC)의 도입이 앞으로 전 산업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한편, SCM 도입 초기 단계인 현시점에서 앞선 선결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정 업체 또는 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공급체인에 참여하는 모든 경제주체들의 공동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이다. 먼저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SCM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강력한 실천의지가 요구되며, SCM에 대한 이러한 최고경영자의 확실한 목표와 의지가 사내 임직원은 물론 거래업체간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또한 업체간의 거래관계가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형성될 수 있는 개방적 사고가 요구된다. 다음으로 정부는 SCM을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새로운 경영혁신 패러다임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지원정책의 수립이 요구된다. 이에 따른 SCM의 전 산업 확산을 위한 기반 인프라 확충과 SCM 도입 업체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SCM 민.관 합동추진위원회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로부터 현장실무자에 이르기까지 구성원들간의 협력을 위한 교류의 장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SCM 참여업체들의 다양한 견해를 포용하고 조정하는 중개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