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술투자는 1997년 창업투자회사 중에서 맨먼저 바이오벤처 투자에 뛰어들었다. 2000년 4월 바이오투자 전담팀도 업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 정보기술(IT) 투자붐이 한창이던 당시 창투업계에서 바이오팀이 설립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국내 바이오벤처 업계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는 얘기다. 현대기술투자 바이오팀 멤버들은 모두 포항공대 출신으로 사내에서 최강팀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투자한 업체가 38개사,투자금액은 2백억원에 이른다. 정태흠 바이오팀장(32)은 바이오벤처캐피털리스트로는 간판급 스타다. 포항공대 의약화학 석사를 마치고 LG칼텍스정유를 거쳐 1997년 현대기술투자 창업 멤버로 합류했다. 처음에는 IT투자 심사역을 맡다가 1990년대 말부터 바이오벤처 투자업무를 개척했다. 바이오벤처 캐피털리스트 1세대 중 대표주자로 꼽힌다. 정 팀장이 그동안 투자한 업체는 IT기업을 포함,모두 52개사에 달한다. 이 때문에 매년 2,3월 주총시즌에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바이오버드,프로테오젠,렉스진바이오텍 등이 그가 투자한 기업이다. 대표적인 바이오벤처들이다. 코스닥에 등록시킨 업체만도 대한바이오링크,에코솔루션,화인반도체기술 등 8개사다. 2000년 2월에는 국내 최초의 바이오펀드인 현대바이텍펀드 1호를 결성,국내 바이오펀드 시장을 주도했다. 정 팀장은 2001년 1월 대한바이오링크를 코스닥에 등록시킬 당시 투자 수익률이 1천%에 달했다. 덕분에 최근 2년 동안 현대기술투자 심사역 중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그는 "바이오시장이 태동할 때부터 줄곧 시장을 지켜보면서 업계에 몸담아온 게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 밑에는 윤상우 책임심사역(33)과 황지영 심사역(26)이 뛰고 있다. 윤 책임심사역은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후 대상중앙연구소와 서림생명과학연구소를 거쳐 2000년 6월 현대기술투자에 합류했다. 그동안 23개 업체에 투자했다. 황 심사역은 생명과학과 환경을 전공했으며 2000년 4월 바이오팀에 합류한 이후 모두 16개 업체에 투자했다. 정 팀장은 "올해는 추가로 7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업체를 발굴하기 보다는 기존 투자업체들간 시너지효과를 높이는 쪽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안에 1백억원 규모의 바이오펀드를 추가로 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