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보다 더 뜨거운 브라컵 경쟁' 속옷업계에서 컵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화두는 '기능성 컵'이다. 여성들의 옷차림이 얇아지는 봄은 1년 중 브래지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시즌. 따라서 신제품 경쟁도 가장 치열한 때다. 올해 각 속옷 브랜드들은 일제히 '기능'을 강조한 컵을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올해 업체들이 '컵기능'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은 패션트렌드가 '내추럴룩'으로 흐르고 있어서다. 지난해까지는 풍만한 곡선을 강조하는 '글래머룩'이 패션가를 휩쓸면서 브래지어도 에어패드,오일패드 등을 넣어 가슴을 키워주는 이른바 '뽕브라'제품이 봇물을 이뤘다. 하지만 올해는 인위적 아름다움보다 자연미가 강조되기 시작했고 속옷 역시 과장된 볼륨감보다는 자연스러운 실루엣이나 착용감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추세다. 비비안은 두께가 얇고 오래 써도 컵 모양이 유지되는 몰드컵을 사용한 '볼륨포에버'를 선보였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컵이 금세 찌그러진다는 데 있다는 점에 착안한 제품. 한 번 컵모양이 망가지면 원래 모양을 되찾기 어렵고 따라서 겉맵시도 살아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비비안은 첨단 소재와 특수 금형기술을 도입해 세탁을 하거나 서랍속에서 다른 옷들에 눌려도 컵모양이 변하지 않도록 했다. 땀이 차기 쉬운 와이어는 특수원단으로 감싸 피부자극을 줄였다. 가격은 4만7천원에서 5만5천원. 비너스는 체형에 따라 컵모양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공기패드를 컵속에 넣은 '바람의 언덕'을 선보였다. 가슴 앞쪽이나 옆쪽 등 각자가 원하는 부위로 패드속 공기를 이동시켜 자연스러운 모양을 만들 수 있다. 가격은 5만4천원. 트라이엄프가 내놓은 '코스메틱 브라'(5만5천원)는 컵원사에 보습제인 알로에를 첨가한 패드를 달았다. 속옷을 입으면 체온에 의해 알로에가 스며나와 보습효과가 있다는 설명. 보디가드는 브래지어 컵속 중앙에 하트모양의 홈을 만든 '포인트프리'를 내놓을 예정.컵속에서 '중요 부위'가 눌리는 것을 막아준다고. 비비안 상품기획팀 한관희 차장은 "겉옷이 얇아지면서 봉제선이나 레이스가 없는 몰드컵 브래지어가 여성 속옷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며 "브래지어 모양보다 컵기능을 차별화하기 위한 소재 개발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