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소폭 상승, 8거래일만에 1,330원대로 올라섰다. 휴일을 앞두고 1,330원을 경계로 수급 공방이 펼쳐졌으며 변수간 상충된 요인으로 인해 하루 이동거리가 1.60원에 불과했다. 최근 4개월중 가장 저조한 움직임. 달러/엔 환율의 하락 흐름도 별다른 영향을 가하지 못했으며 1,330원대에서는 네고물량 공급이 이뤄지며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50원 오른 1,330.5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시장에 부담이 가중됐다. 전날에 이어 이틀 내리 1,000억원을 훌쩍 넘는 순매도는 달러매도초과(롱)포지션 커버수요에 나서게끔 유도했다. 또 유가상승으로 인한 정유사나 공기업의 결제수요도 꾸준하게 1,329원선에서 유입돼 수요요인이 좀 더 부각됐다. 1,330원대 레벨에 대한 부담감은 네고물량 출회로 표출됐으나 역송금수요에 대한 부담은 지속적으로 달러매수(롱)가 편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역외세력도 소규모로 매수에 나섰다. ◆ 전 고점 테스트할 듯 = 다음주 초 역송금수요에 대한 예상은 환율 상승세로의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1,330원대에 대한 레벨 부담감에 따른 물량 공급과 상충되면서 수급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휴일동안 달러/엔의 변동이 어떻게 될 것인지 미지수지만 큰 등락은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위기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네고물량이 많이 나와 수급상 약간의 공급우위였으나 외국인이 대규모로 주식을 팔고 결제수요가 붙으면서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달러매수가 편하다는 인식하에 단가조절을 하면서 순간적으로 포지션을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절대 레벨이 높은 상태에서 토요일 업체 네고물량이 잡힐 수도 있기 때문에 과도한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이월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다음주에도 역송금수요가 아래를 받치고 위로는 대기매물이 있어 1,325∼1,335원의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초반 네고물량이 보합권을 유지시켰으나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불어나 다음주 초 역송금수요가 집중될 것이란 인식으로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막판까지 진행됐다"며 "다음주 초 물량이 소화될 때까지 상향 시도를 이을 것으로 보이며 다음주 거래범위는 1,323∼1,335원으로 잡고 있다"고 전망했다. ◆ 엔 강세-외인 대규모 순매도 상충 =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중동지역 분쟁 심화 등으로 하락세를 띠며 132.71엔을 기록한 뒤 이날 개장초 통화당국자들의 발언으로 상승세를 타 한때 133.12엔까지 올랐다. 그러나 은행권에서 차익매물이 나오고 수출업체의 매물 출회 등으로 132.25엔까지 미끄러졌으며 오후 4시 분49 현재 132.35엔을 기록중이다. 지난달 회계연도 마감이후 일본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예상과 달리 본격화되지 않고 오히려 엔화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이에 가세했다. 이날 일본 통화관련 당국자들의 엔 약세 유도 발언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날 "환율이 130엔대에서 움직인다면 (일본의) 수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517억원, 22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심리적으로 하방경직성을 가지게끔 유도했다. 다음주 초 일정부분이 역송금수요로 작용, 환율 상승요인이 될 전망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원 높은 1,331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업체 네고물량 출회로 되밀려 9시 40분이후 1,330원 밑으로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서서히 레벨을 낮춰 11시 24분경 이날 저점인 1,329.40원을 기록했으며 거의 1,329원선에서 붙박이 장세를 펼친 끝에 1,3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29.9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329.60∼1,330원의 좁은 울타리안에 꽁꽁 묶인 채 등락하다가 역송금수요의 등장으로 3시 27분경 1,330.40원으로 올라섰다. 이후 일시적으로 1,329.90원을 기록한 외에 4시 16분경 1,330.80원까지 올라서는 등 대체로 1,330원선의 흐름을 유지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31원이며 저점은 1,329.40원을 기록했다. 하루변동폭은 1.60원에 그쳐 올들어 최저치이며 지난해 11월 20일 1.30원이후 가장 좁은 진폭을 가리켰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7,36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2,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2,300달러, 3억6,560만달러가 거래됐다. 6일 기준환율은 1,329.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