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아침을 깨운 곡조는 음유시인의 오바드(여명악:黎明樂)였고 저녁 창문을 열게 한 것은 연인의 세레나데였다. 육성으로도 세상을 깨우고 마음까지 전달할 수 있었던 중세는 너무나 고요했다. 하지만 이제 여명악과 세레나데는 소음에 가려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사회학자들은 그 소음을 고전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불가능하게 만든 한 원인으로도 본다. 예컨대 헤비메탈 음악은 현대 소음의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시끄러운 세상이 음유시에 귀 기울이지 않자 기타에 전기를 끌어들이고 괴성을 지르고 마침내 기타를 물어뜯는 기행까지 뒤따르게 됐다는 것이다. 더 세게!더 자극적으로!임팩트는 이제 모든 사회현상의 모토가 됐다. 현대음악가 쉬톡하우젠은 뉴욕테러 참사를 "최고의 예술"이라고 말했다가 지탄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의 말은,다만,어지간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 현대의 지구인 모두를 경악케 한 그 임팩트를 강조한 것이 아닐까? 1930년 미국의 광고대행사 영 & 루비컴社가 만든 자사 PR광고는 임팩트의 중요성을 강조한 좋은 사례다. 이 고적적 광고는 제품과 광고가 경쟁하듯 범람하는 현대사회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마음을 흔드는 강력한 무기가 무엇인지 아주 거칠게,온 몸으로 보여준다. 카피-"임팩트란 웹스터 사전에 의하면,타인에게 순간적으로 한방 날리는 것(비주얼에서처럼)을 뜻하지만 영 앤 루비컴에 의하면,광고의 질(質)이 무관심한 독자로 하여금 판매 메시지를 순간적으로 받아 들이게 하는 것을 말한다" 빌딩 폭파에나 놀라는 21세기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임팩트를 줄 것인가. 19세기 프랑스 소설가 오노레 발작의 말에서 해답을 찾자. "임팩트란 얼마나 많이,얼마나 세게 가격하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얼마나 정확한가에 달려 있다" 소비자에게 날리는 한 방의 광고,이것은 임팩트의 유무에 따라 헛주먹질이 될 수도,KO펀치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정확성!어깨에 힘을 빼라.임팩트는 힘이 아니니까. 소비자와 시장을 꿰뚫는 정확한 판단,그것이 바로 KO 펀치다. < 표문송 대홍기획 차장.카피라이터 dalnorae@daehong.co.kr >